회의에서 같은 말을 세 번 반복하시고는, 자기는 그냥 의견을 낸 것뿐이라고 하신 분이 계셨습니다.
첫 번째는 의견이 맞았습니다. 세 번째부터는 이름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의견과 주장은 둘 다 내 생각을 밖으로 내는 일입니다.
둘 다 근거가 있을 수 있고, 둘 다 맞을 수 있습니다. 내용으로는 안 갈립니다. 그러면 무엇이 갈릴까요?
상대를 움직이려 하느냐입니다.
의견은 나는 이렇게 본다고 내려놓는 일입니다.
내려놓고 나면 그다음은 듣는 쪽 몫입니다. 받아들이든 안 받아들이든 상관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의견은 한 번이면 끝납니다.
의견을 낸 사람은 반대 의견을 들어도 편합니다. 자기 것이 채택되어야 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주장은 상대가 내 쪽으로 오게 하려는 일입니다.
그래서 반복됩니다. 안 받아들여지면 다시 말하고, 근거를 더 대고, 표현을 바꿔서 또 말합니다. 목적이 전달이 아니라 채택이니까요.
주장이 나쁘다는 말이 아닙니다. 관철해야 할 것이 있으면 주장하는 게 맞습니다. 다만 그걸 의견이라고 부르면 상대가 답답해집니다.
이렇게 세어보시면 됩니다. 그 자리에서 같은 말을 몇 번 하셨습니까?
이건 아주 정확합니다. 반복은 상대가 안 받아들였다는 것을 알고도 다시 내는 행동이니까요.
여기가 오늘의 요점입니다.
주장을 하면서 의견이라고 부르면 상대는 반박할 자리를 잃습니다. 반박하면 그냥 의견인데 왜 그러냐는 말이 돌아오니까요.
그래서 듣는 쪽이 답답해집니다. 밀고 있는데 미는 게 아니라고 하니 밀리는 감각만 남고 다툴 대상은 없어지는 겁니다.
의견 쪽이면 할 일은 없습니다. 한 번 내고 두시면 됩니다.
주장 쪽이면 할 일은 목소리를 줄이는 게 아닙니다. 주장이라고 밝히는 것입니다. 나는 이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하시면 됩니다.
그러면 상대도 자기 쪽을 세울 수 있습니다. 이름이 맞으면 다툴 자리가 생기고, 다툴 자리가 있어야 결론이 나겠지요.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생각을 낸 것은 같습니다. 몇 번 말했는지만 세어보시죠.
구분이 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