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를 열기 전에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이 있어요. 대부분 커피랑 상관없는 것들이었어요.
가게를 열기 전에 저는 커피 연습을 제일 많이 했어요.
그런데 열고 나서 하루를 돌아보면 커피 내리는 시간은 얼마 안 돼요. 나머지는 재고 세고, 청소하고, 설거지하고, 서류 넣고, 사람 구하는 일이에요.
개업 첫 주에 얼음이 모자라서 편의점으로 뛰어간 밤이 있었어요. 그날 처음으로 하루에 얼음이 얼마나 나가는지 세어봤어요. 그런 걸 미리 세어본 적이 없었던 거예요.
이건 여러 사장님들이 다 하시는 말인데, 저도 겪고 나서 동의하게 됐어요.
두 번째가 제일 중요한데 제일 안 보세요. 같은 유동인구여도 바쁘게 지나가는 길과 천천히 걷는 길은 완전히 다른 가게가 돼요.
저는 자리를 정하기 전에 그 앞에 서서 며칠을 세어봤어요. 그게 제일 잘한 일이었어요.
제가 놓쳤던 것들이에요.
하나, 전기 용량. 기계를 들이고 나서 차단기가 내려갔어요. 계약 전에 확인하셔야 해요.
둘, 물. 정수 설비를 어디에 놓을지 미리 안 정하면 나중에 배관을 다시 손대게 돼요.
셋, 동선. 저 혼자 서서 돌 수 있는지요. 예쁘게 배치했는데 한 잔 만들 때마다 세 걸음씩 더 걷게 되면 하루가 끝날 때 다리가 안 남아요.
돈 얘기는 제가 함부로 드릴 말씀이 아니라 한 가지만 말씀드릴게요.
처음 몇 달은 손님이 적어요. 그건 가게가 나빠서가 아니라 아직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에요. 그 기간을 몇 달로 잡고 계신지가 준비의 절반이에요.
저는 그 기간을 너무 짧게 잡았다가 마음이 급해졌어요. 급해지면 판단이 흔들려요.
열기 전에 정할 건 메뉴가 아니라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더라고요.
마지막으로 이 얘기를 하고 싶어요.
메뉴도 인테리어도 영업시간도 전부 여기서 나와요. 저는 밤에 혼자 오는 손님을 받고 싶었어요. 그래서 늦게까지 열고, 자리를 넓게 두고, 음악을 낮게 틀어요.
그게 정해지면 나머지가 저절로 정해지더라고요. 반대로 그게 없으면 매번 흔들려요.
가게를 생각하고 계시면 그것부터 정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