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집에서 찌개를 끓이면 대부분 한 냄비가 돼요. 재료를 조금씩 넣다 보면 어느새 양이 불어나거든요. 작은 냄비를 쓰고, 재료를 미리 나눠 두면 1인분만 끓이기가 훨씬 쉬워요.
손님 한 분이 지친 얼굴로 들어오셨어요. "된장찌개 끓였는데 오늘이 사흘째예요."
그래서 오늘은 카페에서 빵이라도 먹고 싶다며 크루아상을 시키셨어요. 저도 혼자 살다 보니 그 마음을 너무 알아요. 처음엔 맛있던 찌개가 사흘째엔 숙제가 돼요.
세 번째가 제일 커요. 재료를 버리지 않으려다 찌개를 버리게 되는 거예요.
첫째, 작은 냄비를 쓰세요. 라면 하나 끓일 만한 크기면 충분해요. 냄비가 작으면 저절로 양이 줄어요.
둘째, 재료를 미리 나눠 두세요. 두부는 반만 쓰고 나머지는 물에 담가 냉장고에, 애호박도 반만 쓰세요.
셋째, 물은 국그릇 하나 반 정도만 부으세요. 끓으면서 줄어드니 딱 한 그릇이 나와요.
넷째, 육수는 미리 얼려 두세요. 멸치 육수를 한 번 넉넉히 내서 얼음 틀에 얼려 두면, 한두 조각씩 꺼내 쓰기 좋아요.
남은 두부는 다음 날 부쳐 먹거나 달걀과 같이 볶으세요. 애호박 반 개는 전으로 부치면 금방 없어져요.
찌개가 이미 많이 남았다면 한 번 먹을 만큼 나눠 얼려 두세요. 사흘 연속 먹는 것보다 일주일 뒤에 꺼내 먹는 게 훨씬 반가워요.
가게 끝나고 들어가면 자정이 가까워서, 저도 찌개를 한 번에 끓여 두고 싶은 유혹이 커요. 그런데 사흘째 같은 찌개를 데우다 보면 밥맛이 뚝 떨어지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주말에 육수만 넉넉히 내서 얼려 둬요. 평일엔 작은 냄비에 육수 몇 조각과 그날 있는 채소를 넣고 한 그릇만 끓여요. 된장을 넣는 날도 있고 고추장을 넣는 날도 있어요. 같은 육수인데 매일 다른 찌개가 되니까 질리지 않아요. 그 손님께도 이 방법을 알려드렸더니, 다음 주에 오셔서 "이번 주엔 찌개 세 가지 먹었어요" 하며 웃으셨어요.
혼자 먹는 밥도 한 그릇만큼만 정성껏 하면 돼요. 많이 만드는 게 꼭 잘 챙기는 건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