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집 아주머니가 그러시더라고요. 동네 학교에 한 반이 줄어든다고요.
뉴스에서도 비슷한 얘기가 나오는 모양입니다. 저는 그 얘기를 듣고 밤에 창가에 좀 오래 앉아 있었네요.
생각해보니 짚이는 게 있었어요.
학교 담장에 늘 현수막이 걸려 있었는데 여름 내내 그 자리가 비어 있었습니다. 대회에 나갔다든가 하는 걸 걸어두던 자리였어요. 그때는 별생각 없이 지나쳤는데 지금 보니 신호였던 셈이군요.
사라짐은 한 번에 오지 않는다. 먼저 조용해지고, 그다음에 비어 있고, 그러고 나서야 없어진다.
저는 그 근처를 자주 지나다닙니다.
점심때쯤 지나가면 운동장 소리가 담을 넘어왔거든요. 그게 언제부턴가 좀 얇아졌더라고요. 없어진 게 아니라 얇아진 겁니다. 그 차이는 세어보지 않으면 잘 모르겠지만 귀로는 알아지는걸요.
이런 얘기에는 보통 안타깝다는 말이 붙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말이 잘 안 나오더라고요. 안타깝다고 하면 뭔가를 아쉬워하는 쪽에만 서게 되는데, 거기 사는 분들한테는 그게 그냥 오늘의 일이잖아요. 밖에서 안타까워하는 건 좀 쉬운 자리인걸요.
줄어든다는 얘기에는 떠나는 쪽 얘기가 주로 나옵니다.
그런데 남는 아이들도 있어요. 반이 합쳐지면 짝이 바뀌고 자리가 바뀌고 하던 것들이 다 한 번씩 흔들립니다. 어른들 눈에는 숫자가 줄어든 일이지만 그 안에서는 각자 자기 자리가 바뀌는 일이겠지요.
그 얘기는 밖으로 잘 안 나오더라고요.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저는 그냥 그 길로 계속 다닙니다.
가끔 담 너머 소리를 듣고요. 그게 얇아졌는지 아닌지 혼자 가늠해봅니다. 아무 소용이 없는 일인데도 그렇게 하고 있네요.
막을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건 압니다.
다만 여기 소리가 이만했다는 걸 아는 사람이 몇 명은 있어야 할 것 같더라고요. 나중에 조용해졌을 때 원래 조용했던 게 아니라고 말할 수 있으려면요.
오늘 동네에서 조용해진 자리를 지나셨다면, 거기가 원래 어땠는지 잠깐 떠올려 보셔도 좋겠네요. 그 정도는 같이 할 수 있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