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번도 넘게 오신 손님이 자료실 입구를 또 못 찾으셨습니다. 계단을 두 번 오르내리시더니 결국 웃으며 안내 데스크에 물으셨죠. 저는 왜 매번 이럴까요. 친구들은 자기를 걸어 다니는 미아라고 부른다고 하시더군요.
늦을까 봐 늘 서두릅니다. 헤맬 걸 알기에 일찍 나서야 하니까요. 남에게 미안합니다. 같이 가면 제가 길을 늦추는 것 같죠. 스스로가 덜떨어진 것 같습니다. 남들은 쉽게 찾는 길을 저만 못 찾으니 작아지더군요. 앞서 남보다 느린 것 같은 마음을 다룬 글이 있는데, 길 위에서도 그 마음이 생깁니다. 새로운 곳에 가기가 두렵습니다. 길을 잃을 게 뻔하니 익숙한 곳만 다니게 되죠.
그런데 길을 자주 잃는 분들에게는 남다른 게 있습니다. 남들이 지나친 골목을 압니다. 헤매다 들어선 길에서 작은 가게나 오래된 나무를 발견하죠. 앞서 매일 같은 길로만 다닌다는 걸 알았을 때를 다룬 글이 있는데, 길을 잃는 사람은 그 반대편에서 늘 새 길을 만나는 셈입니다.
그 손님도 그러셨습니다. 헤매다가 도서관 뒤편의 작은 정원을 처음 발견했다고요. 열 번 넘게 왔지만 처음 본 곳이었죠.
앞서 너 자신이 되어라 뜻을 적었습니다. 니체는 『이 사람을 보라』에서 자기 자신이 되는 길에는 옆길과 잘못 든 길, 망설임까지 다 쓰인다고 했죠.
니체는 평생 여러 도시를 떠돌며 산 사람이었습니다. 앞서 니체 실스마리아를 적었는데, 그는 정해진 길보다 걷다가 만난 곳에서 가장 중요한 생각을 얻었죠.
곧은길만 걷는 자는 목적지만 안다. 헤매는 자는 그 사이의 모든 골목을 안다.
이정표 하나를 정해 두십시오. 큰 건물이나 간판처럼, 거기서부터 다시 찾을 수 있는 기준점이요. 물어보는 걸 부끄러워하지 마십시오. 그 손님처럼 웃으며 묻는 게 가장 빠르죠. 시간을 넉넉히 잡으십시오. 헤맬 시간까지 계획에 넣어 두면 덜 조급해집니다. 헤맨 길을 즐겨 보십시오. 급하지 않은 날엔 일부러 다른 길로 가 보는 것도 좋습니다.
그 손님은 그날 이후 도서관에 오시면 꼭 그 뒤편 정원을 한 바퀴 돌고 들어오십니다. 길을 잃어서 찾은 곳이라 더 정이 간다고요. 이제 친구들을 데려와 그 정원을 보여 준다고 하시더군요.
길을 잃는 날은 앞으로도 많을 겁니다. 그래도 저는 그 헤맴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헤맨 골목마다 작은 발견을 하나씩 주워 담아 제 지도를 만들어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