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얘기를 여러 번 알아보면서 늘 장부라는 말이 나왔잖아요. 그런데 저는 그 장부가 어디 한 군데 놓여 있는 줄 알았어요.
이웃 언니한테 물었더니 그게 아니래요. 참여한 컴퓨터마다 같은 걸 한 부씩 들고 있다던데요.
박예슬 그럼 그게 다 똑같은 건지는 어떻게 아나요?
신미혜 반상회 회의록을 집집마다 한 부씩 돌리던 것과 같은 거예요.
들은 대로 옮기면 이래요. 누가 새 줄을 적어서 내놓으면 그게 여기저기로 퍼진대요. 그러면 받은 쪽에서 각자 규칙에 맞는지 들여다본다던데요.
앞에서 코인 장부가 열려 있어서 누구나 볼 수 있다는 걸 알아봤잖아요. 그게 이 얘기였어요. 볼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한 부씩 들고 확인한다는 거예요.
규칙에 안 맞으면 그냥 안 받는대요. 받아 주지 않으면 그 줄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가 되고요.
여기가 이 얘기의 핵심이었어요.
제가 내 컴퓨터에 있는 장부를 슬쩍 고쳤다고 쳐도, 나머지 집들이 들고 있는 것과 다르니까 아무도 안 받아 준다는 거예요. 그러니 고쳐도 고친 게 아니게 된다던데요.
신미혜 회의록을 우리 집 것만 고쳐 놓으면 다른 집 것이랑 안 맞아서 바로 티가 나는 셈이죠.
앞에서 코인을 잘못 보내면 되돌릴 수 없다는 걸 알아봤잖아요. 그 이유가 결국 이거였어요. 되돌리려면 그 많은 집이 다 같이 고쳐야 하는데 그게 안 되니까요.
이건 저도 처음 들었어요. 들고 있는 방식이 하나가 아니래요.
처음부터 끝까지 통째로 들고 확인하는 쪽이 있고, 무거우니까 필요한 부분만 받아 보는 가벼운 쪽이 있다던데요. 통째로 드는 쪽은 자리도 많이 차지하고 손도 많이 간다고 했어요.
박예슬 그럼 우리가 쓰는 휴대폰 지갑은 어느 쪽인가요?
대개는 남이 들고 있는 걸 물어보는 쪽이래요. 내 화면에 뜨는 숫자도 사실은 남한테 물어서 받아 온 답이라던데요. 앞에서 하드웨어 지갑 얘기를 알아봤잖아요. 열쇠는 내가 들고 있어도 장부는 남한테 물어보는 셈이라고 했어요.
그래서 이걸 얼마나 많은 데서 나눠 들고 있느냐가 중요하대요. 몇 집만 들고 있으면 그 몇 집이 짜면 되니까요.
앞에서 채굴 풀이 한쪽으로 쏠린다는 걱정을 알아봤잖아요. 결이 같은 얘기라던데요. 다만 지금 어디에 얼마나 흩어져 있는지는 저희가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그건 이웃 언니도 모른다고 했어요.
장부가 한 군데 있는 게 아니라 참여한 곳마다 한 부씩 있다는 것, 새 줄이 오면 각자 확인한다는 것, 그래서 한 대를 고쳐도 소용없다는 것, 우리가 쓰는 지갑은 대개 남에게 물어보는 쪽이라는 것.
저는 이제 못 고친다는 말을 들으면 하나는 물어봐요. 그거 몇 군데나 나눠 들고 있대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라던데요. 저는 그 말을 붙잡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