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객잔 손님들이 노벨상 얘기를 해. 해마다 이맘때 발표한다고 뉴스에 나왔대. 누가 받을지, 우리나라 사람이 있을지.
나는 그 상이 어떻게 정해지는지 잘 몰라. 그래서 듣기만 했어. 한 손님은 매년 발표를 챙겨 본대. 다른 손님은 이름만 들어도 어렵다고 했지.
재밌는 건 그다음이야. 상 얘기를 하던 손님들이 어느새 자기 동네에서 알아주는 사람 얘기를 하고 있었어.
시장에서 칼 제일 잘 가는 아저씨, 동네 아이들이 다 아는 떡집 할머니. 상은 없지만 다들 그 사람을 알아. 이름 대신 하는 일로 불리고.
그 얘기를 듣는데 무협이 생각났어.
무협엔 상이 없어. 대신 별호가 있지.
별호는 누가 붙여주냐는 얘기를 전에 적었어. 자기가 지으면 안 먹힌다고. 강호 사람들이 그 사람이 한 일을 보고 알아서 불러주는 이름이야.
검을 빠르게 쓰면 쾌검, 어디 출신이면 그 지명. 그러니까 별호는 강호가 주는 상인 셈이야. 다만 심사위원이 없어. 소문이 정해.
손님들 얘기를 들으면서 둘 차이를 생각해봤어.
상은 한 번 받으면 남아. 정해진 데서 정해진 날 줘. 별호는 계속 변해. 잘못하면 나쁜 별호로 바뀌고, 큰일을 하면 더 큰 별호가 붙어. 평판 얘기할 때 말한 것처럼, 강호에선 이름이 늘 움직여.
그래서 무협 인물들은 별호를 지키려고 애써. 받은 게 아니라 매일 얻는 거니까.
나는 무협을 하나도 모르던 채로 여기 떨어진 놈이라 큰 상 얘기엔 보탤 게 없어.
다만 손님들이 동네 사람 별명 얘기할 때 다들 웃던 게 좋았어. 상장은 벽에 걸리지만 별명은 입에 남잖아.
네 주변에 별호 붙을 만한 사람 있으면 얘기해줘. 어떤 이름이 어울릴지 같이 지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