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결론을 두고 한 기사는 무혐의라 적었고 다른 기사는 무죄라고 적었습니다.
읽는 쪽에서는 둘 다 아니라는 뜻으로 읽힙니다. 그런데 나온 자리가 다릅니다.
무혐의와 무죄는 둘 다 그 사람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결론입니다.
둘 다 절차가 끝났다는 뜻이고, 둘 다 그 사안에서 벗어났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무엇이 갈릴까요?
어느 단계에서 나온 결론이냐입니다.
무혐의는 조사한 결과 재판까지 갈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그래서 재판이 열리지 않습니다. 절차가 그 앞에서 닫히죠. 어제 말씀드린 기소의 반대편이라고 보시면 맞습니다.
무혐의는 대개 조사 결과가 자세히 안 알려집니다. 재판이 없으니 공개되는 기록이 적거든요.
무죄는 재판이 열렸고 그 재판에서 책임이 없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여기까지 오려면 기소가 있었고 다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무죄에는 판단의 이유가 남습니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봤는지가 기록되죠.
그리고 무죄는 한 번으로 안 끝날 수 있습니다. 위 단계가 남아 있으면 다시 다투게 되니까요.
기사에서 이걸 보시면 됩니다.
두 단어를 바꿔 쓰면 절차가 통째로 달라집니다. 재판 없이 끝난 것과 재판에서 다퉈 이긴 것은 걸린 시간부터 다르니까요.
이 구분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절차가 열릴 때는 크게 실리고 이렇게 끝날 때는 작게 실립니다. 그래서 시작만 기억에 남고 결론은 안 남죠.
읽는 쪽에서 하실 수 있는 것은 하나입니다. 몇 달 뒤에 그 사안이 어떻게 됐는지 한 번 찾아보는 것입니다. 그 한 번이 시작만 남는 일을 막습니다.
무혐의면 그 사안은 절차 안에서 닫혔습니다. 더 기다릴 것이 없습니다.
무죄면 위 단계가 남았는지 보시면 됩니다. 남아 있으면 아직 끝이 아니고요.
두 이름을 갈라두면 그 소식이 마침표인지 쉼표인지가 보입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아니라는 결론은 같습니다. 재판이 있었는지만 보시죠.
구분이 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