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아주머니가 그러시더군요. 앞쪽 빈터에 놀이터가 들어선다고요.
뉴스에서 본 게 아니라 동네에서 도는 얘기였네요. 저는 그 말을 듣고 그 터를 한번 보러 갔네요.
거기는 제가 이사 오기 전부터 비어 있었다더군요.
풀이 자라고 겨울에는 그냥 마른 땅이었어요. 아무도 신경 안 쓰는 자리였습니다. 지나다니면서도 그런 데가 있다는 걸 딱히 의식한 적이 없었던걸요.
비어 있는 자리는 아무것도 없는 자리가 아니다. 다만 이름이 붙지 않았을 뿐이다.
아이들이 놀 데가 생기는 건 좋은 일이지요.
동네에 애들이 줄었다는 얘기를 얼마 전에도 들었는데, 그런 데에 놀이터가 생긴다니 반가웠습니다. 그 얘기를 하시는 아주머니 표정도 밝으셨고요.
터를 보러 갔다가 가장자리에서 화분 두 개를 봤네요.
누가 갖다 둔 건지 모르겠어요. 흙이 말라 있지 않은 걸 보면 물을 주는 사람이 있는 겁니다. 아무도 안 쓰는 땅인 줄 알았는데 누군가는 쓰고 있었던 셈이군요.
그 화분을 보고 나서 생각이 좀 달라지더라고요.
비어 있다는 건 제가 밖에서 보고 붙인 말이었어요. 거기에 뭘 놓고 다니던 분한테는 빈 데가 아니었을 겁니다. 새로 생긴다는 소식이 누군가에게는 없어진다는 소식일 수도 있는 거고요.
물론 화분 두 개 때문에 놀이터를 짓지 말라고 할 수는 없겠지요.
그건 제 자리도 아니고요. 다만 좋은 소식만 있는 변화는 드물다는 것 정도는 기억해두려고 합니다. 반가워하면서도 한쪽은 보고 있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전부인걸요.
며칠 뒤에 다시 가봤더니 화분은 아직 그대로 있었습니다.
공사가 시작되면 누가 옮기시겠지요. 아니면 그냥 없어질 수도 있고요. 저는 그때 그 자리에 뭐가 있었는지 아는 사람으로 남으면 되겠지요.
동네에 뭐가 새로 생긴다는 얘기를 들으셨다면, 거기 원래 뭐가 있었는지도 한 번 보고 가셔도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