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메뉴를 시키신 손님 세 분이 모두 반쯤 남기고 나가신 날이 있었어요. 첫날이었어요.
새 메뉴를 올리면 첫 주에 답이 나와요.
처음 며칠은 호기심으로 시키세요. 그래서 판매량은 대개 나쁘지 않아요. 진짜는 두 번째로 시키시는 분이 있느냐예요. 그게 없으면 그 메뉴는 오래 못 가요.
말씀은 잘 안 하세요. 그래서 잔으로 봐요.
다 드시고 나가셨는지, 반쯤 남았는지, 한 모금만 드셨는지요. 앞서 리뷰 얘기할 때도 말씀드렸는데, 남은 잔이 제일 정직한 답이에요.
그 첫날 세 분이 다 남기셨을 때 저는 그날 저녁에 배합을 바꿨어요.
이건 좀 의외인 부분이에요.
새 메뉴를 시키시고 이게 뭐냐고 물어보시면 그건 관심이에요. 그런 메뉴는 대개 자리를 잡아요. 반대로 아무 말 없이 드시고 아무 말 없이 나가시면 다음에 안 시키세요.
그래서 저는 새 메뉴를 내드릴 때 한마디를 붙여요. 뭐가 들어갔는지 짧게요. 그러면 질문이 나와요.
솔직한 얘기를 하나 하면요.
몇 주를 준비한 메뉴가 안 나가면 미련이 남아요. 조금만 더 두면 알려질 것 같고요. 그러다 자리만 차지하고 재료가 남아요.
저는 그래서 기한을 정해둬요. 한 달을 보고 안 되면 뺍니다. 그게 결국 손해가 덜하더라고요.
만든 사람이 제일 늦게 포기하게 돼요. 그래서 기한을 미리 정해두는 거예요.
이 얘기를 하고 싶어서 썼어요.
새 메뉴를 드셔보시고 별로셨으면 그냥 말씀해주세요. 너무 달다, 뭐가 안 느껴진다, 그 정도면 충분해요. 저는 그걸로 고칠 수 있어요.
남기고 나가시면 저는 뭐가 문제였는지 끝까지 모릅니다. 한마디가 메뉴 하나를 살릴 때가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