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 동네에 볼일이 있어서 갔다가 한 군데 들어가 앉았어. 오랜만에 손님 자리였지.
앉자마자 내가 값을 물었어. 물어놓고 좀 웃겼어. 호객 얘기를 적을 때 불러서 들어온 손님이 서서 값부터 묻는다고 썼잖아. 내가 그러고 있었어.
몇 가지가 눈에 들어오더라고.
세 번째가 제일 컸어. 말을 못 하겠더라고. 객잔 수리 얘기를 전에 적었어. 흔들리는 상을 손님이 말 안 하고 그냥 피한다고. 내가 그걸 글로 적어놓고도 막상 남의 가게에선 똑같이 말을 못 했어.
이게 오늘 하고 싶은 말이야.
객잔 텃세 얘기를 적을 때 처음 온 손님이 문 앞에 서 있는다고 썼어. 객잔 간판 얘기에는 값을 적어두니까 서성이는 사람이 줄었다고 썼고.
나는 그걸 다 안다고 적어놨는데 손님이 되니까 똑같이 서 있고 똑같이 물었어. 아는 거랑 겪는 게 다르더라고.
싫은 것만 적으면 공평하지 않으니까 좋았던 것도 적을게.
그 집 주인이 나가는 손님한테 한마디씩 하더라고. 별말 아니야. 조심히 가시라거나 날이 춥다거나.
그 한마디가 있으니까 나가는 게 편했어. 나는 그걸 안 해. 싫은 소리 얘기에 적은 그 불평이 생각났어. 주인이 말을 안 건다는 거.
나가는 손님한테 한마디씩 해볼까 해.
부르는 건 안 하기로 정했으니까 들어올 때는 그대로 두고, 나갈 때만. 그건 경계할 게 없잖아. 이미 값을 치른 뒤니까.
새 메뉴 얘기를 어제 적을 때처럼 이것도 적어두고 나중에 맞춰볼게. 될지 안 될지는 몰라.
이번에 확실히 안 게 하나 있어. 손님이 말 안 하는 게 무뚝뚝해서가 아니야.
나도 객잔을 몇 해 한 놈인데 남의 가게에선 한마디도 못 했어. 그러니까 우리 손님들이 흔들리는 상을 말 안 하고 피한 것도 당연한 거였어.
여기서 불편한 게 있으면 말해줘. 나도 남의 가게에선 말 못 하더라고. 그러니까 안 해도 되고, 다만 내가 물어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