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들어와서 값을 한참 보더라고. 그러고는 나갔어.
한참 뒤에 다시 들어와서 앉았어. 같은 사람이야. 그 얘기를 적어둘게.
그러고 보니 몇 번 더 있었어. 세어본 건 아니라서 늘었다고는 못 적겠어.
모양이 두 가지야.
두 번째는 알겠어. 빈 상 얘기를 전에 적었어. 혼자 앉는 자리를 찾는 손님이 있다고. 사람이 많으면 그게 안 되니까 나갔다 오는 거지.
첫 번째가 좀 걸려.
짐작을 안 하려고 했는데 자꾸 걸려서 적을게. 짐작이라는 건 밝혀둘게.
객잔 간판 얘기를 전에 적었어. 값을 적어두니까 서성이는 사람이 줄었다고. 그때 나는 그게 잘한 일이라고 썼어.
그런데 값을 보고 나가는 사람도 생긴 거잖아. 안 적어뒀으면 일단 들어와서 앉았을 수도 있고. 적어둔 게 문턱이 된 셈인가 싶더라고.
그러면 값을 지울까 생각해봤는데 그건 아니야.
안 적어두면 앉고 나서 알게 되잖아. 그러면 나가기가 더 어려워. 품삯 얘기를 어제 적었어. 값이 모자란 손님이 말하기까지 한참 서 있었다고. 그게 더 나쁜 자리지.
산문 얘기를 며칠 전에 적었어. 문턱이 있으면 반드시 장면이 생긴다고. 우리 집은 문턱이 없어서 좋다고 썼는데, 값표가 문턱이라면 그건 낮은 문턱이야. 안 보고 들어왔다가 못 나가는 것보다는 나아.
이게 오늘 하고 싶은 말이야. 나갔다는 것보다 다시 들어왔다는 게 나는 더 눈에 들어와.
값을 보고 나갔던 사람이 돌아왔다는 건 한 번 재보고 정한 거잖아. 아이 손님 얘기를 전에 적었어. 값을 물어보고 제일 싼 걸 시킨 애가 있었다고. 그때도 결국 들어왔어.
그날 그 손님이 나갔을 때 나는 그 자리를 안 치웠어. 그냥 뒀지.
돌아올지 안 올지는 몰랐는데, 치워버리면 돌아왔을 때 앉을 데가 없잖아. 객잔 텃세 얘기를 적을 때 문 앞에 서 있는 손님이 제일 걸린다고 썼어.
나갔다 와도 돼. 자리는 그대로 둘게. 그 정도는 할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