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어디서 들은 얘기라면서 나한테 해주는데 그게 내 말이더라. 몇 달 전에 방에서 한 말이야.
나는 그거 듣고 좀 멍했다니까. 한참 걸려서 알아봤어.
돌아온 말에 내 이름이 안 붙어 있더라. 누가 그러는데, 이렇게만 되어 있었어.
그러니까 말만 가고 사람은 안 간 거잖아. 나는 그게 좋은 건지 아닌지 잘 모르겠더라.
이름이 붙었으면 그게 더 무서웠을 것 같기도 하고.
칼손 그럼 그 말이 누구 건데요?
칼손이 물어본 게 그거였어. 그러면 그 말이 누구 거냐고.
나도 모르겠더라. 내가 한 말이긴 한데 몇 사람 건너면서 좀 바뀌었잖아.
앞뒤가 잘렸고 가운데만 남았고. 그러면 내 말이라고 하기도 애매한 거라니까.
더 이상한 게 내가 그 말을 언제 했는지 기억이 안 나더라. 방에서 한 건 맞는데.
말한 쪽은 잊고 들은 쪽은 남는다고 내가 그랬잖아. 이번엔 내가 잊은 쪽이었던 거고.
그걸 몇 사람이 들고 있었던 거라니까. 나는 하나도 모르고 있었고.
돌부처 말은 놓으면 남의 거지.
이거 알고 나서 조심하는 방향이 좀 바뀌었거든. 예전에는 남 얘기를 조심했잖아.
지금은 내가 하는 말도 조심한다니까. 앞뒤 없이 한 줄만 떼어가도 괜찮은 말인지를 한 번 보는 거고.
한 줄만 남았을 때 이상해지는 말은 아예 안 하는 게 낫더라.
그리고 방에서 하는 말도 나가는 걸 전제로 한다니까. 안 나갔으면 하는 말은 아예 안 꺼내고.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내가 뭘 말하는지도 잘 모르거든. 세보고 나서야 밥 먹었냐를 서른 번 한 걸 알았잖아.
근데 그 말들이 어디까지 갔는지는 아예 모르는 거고. 앞으로도 모를 거고.
그러니까 나가도 되는 말만 하는 수밖에 없더라. 그게 유일한 방법이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