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문파 위치를 보면 비슷해. 뒤에는 높은 산, 앞에는 강이나 계곡. 문을 열면 물이 보이고, 뒤를 돌면 산이 막아줘.
나는 처음에 작가들이 경치 좋은 데를 고른 줄 알았어. 그것도 맞지만, 이유가 하나 더 있더라.
풍수야.
옛날부터 좋은 터를 고를 때 하는 말이 있대. 배산임수. 산을 등지고 물을 앞에 둔다는 뜻이야.
뒤의 산이 바람을 막아주고, 앞의 물이 농사랑 살림을 해결해줘. 그러니까 원래는 살기 좋은 자리를 고르는 지혜였던 거지. 마을도 집도 그렇게 자리를 잡았다고 하더라.
무협 문파는 그 지혜를 그대로 가져왔어.
문파 입장에선 이유가 하나 더 있어. 지키기 좋아.
뒤가 산이면 뒤로 쳐들어오기 어려워. 앞이 물이면 건너오는 게 보여. 산문 얘기를 전에 적었는데, 문파 들어가는 문 앞에서 벌어지는 일. 그 산문이 대개 물을 건너야 닿는 자리에 있어.
그러니까 문파 터는 살기 좋고 지키기 좋은 데야. 풍수랑 병법이 같은 자리를 가리키는 거지.
무협은 거기에 하나를 더 얹어. 기운이 모이는 터라는 거야.
좋은 터에서 수련하면 내공이 더 잘 쌓인다고 해. 그래서 큰 문파는 대개 명당을 차지하고 있어. 작은 문파는 그 명당을 부러워하고. 가끔은 터 하나를 두고 문파끼리 다투는 이야기도 나와.
손님 하나가 물었어. 객잔 자리를 왜 여기 잡았냐고.
나는 대답을 못 했어. 그냥 비어 있어서 들어온 거였거든. 근데 그날 밖에 나가서 둘러보니까 뒤에 작은 언덕, 앞에 개울이 있더라. 나도 모르게 배산임수에 앉아 있었던 거야.
손님들이 그 얘기 듣고 웃었어. 객잔이 오래 버티는 이유가 있었다고.
무협에서 터가 제일 기억에 남는 문파 있으면 들려줘. 객잔 자리 옮길 일 생기면 참고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