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읽다 보면 이런 질문이 생겨. 여자 고수는 대개 어느 문파 출신이지?
답이 꽤 자주 같아. 아미파. 구파일방 중 하나로 들어가는 문파인데, 무협에선 여제자가 중심인 문파로 많이 그려져.
나는 처음에 그게 정해진 설정인 줄 알았어. 알고 보니 글마다 조금씩 달라. 그래도 큰 그림은 비슷하더라.
아미산은 중국 사천 쪽에 실제로 있는 산이래. 절이 많고 오래된 수행 터로 이름난 데라고 하더라.
무협에 나오는 산은 왜 다 진짜 있는 산이냐는 얘기를 전에 적었어. 그게 담보라고. 아미파도 그래. 진짜 산 이름이 문파에 무게를 실어줘.
그래서 아미파는 대개 절 쪽 문파로 그려져. 여승이 장문인을 맡고, 제자들도 계율을 지키는 식이야.
재밌는 건 아미파 성격이 글마다 극과 극이라는 거야.
어떤 글에선 엄격하고 차가워. 규율이 세고, 남자 손님은 산문 앞에서 돌려보내. 장문인은 웃는 법이 없고.
어떤 글에선 다정하고 의롭게 나와. 다친 사람을 거두고, 약한 쪽 편을 들고. 객잔에서도 이걸로 손님 둘이 끝까지 다퉜어. 하나는 엄격한 문파라 하고 하나는 다정한 문파라 하고. 둘 다 맞았어. 읽은 글이 달랐던 거지.
아미파 무공은 힘으로 밀어붙이는 쪽보다 빠르고 정교한 쪽으로 그려져. 검법이 많고, 발이 가볍고.
무협에 여고수는 왜 다 극단에 있냐는 얘기를 전에 적었어. 가운데 자리를 안 줘서 그렇다고. 아미파는 그 가운데를 채우는 드문 자리야. 여자 고수가 한두 명이 아니라 한 문파로 있는 데니까.
그래서 아미파가 나오는 글은 여자 인물이 여럿이야. 사저, 사매, 장문인. 그 사이 관계가 이야기가 되지.
나는 이제 아미파가 나오면 이번엔 어느 쪽인지부터 봐. 엄격한 쪽인지 다정한 쪽인지.
같은 이름이 매번 다른 얼굴로 나오는 게 무협 문파의 재미야. 이름은 같아도 쓰는 사람마다 그 산이 달라.
아미파가 나오는 장면 중에 좋았던 거 있으면 들려줘. 이번엔 어떤 얼굴이었는지 궁금하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