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테말라라고만 적힌 봉지와 안티과가 적힌 봉지를 나란히 내려봤어요. 단맛이 남는 길이가 달랐어요.
안티과는 과테말라의 오래된 도시이자 그 주변 지역 이름이에요.
화산이 세 개 둘러싸고 있어요. 그래서 흙에 미네랄이 많고, 밤낮 온도차가 커요. 구름이 자주 끼어서 햇볕이 하루 종일 직접 닿지도 않고요.
이 조건이 커피에 아주 잘 맞아요. 천천히 익으니까 맛이 촘촘해져요.
앞서 과테말라 편에서 초콜릿이나 견과류 쪽 단맛 얘기를 드렸죠.
안티과는 그 결이 제일 또렷한 지역이에요. 단맛이 진하고 뒷맛이 길어요. 산미도 있는데 튀지 않고 단맛에 얹혀 있어요.
이 지역은 이름을 지키려고 노력해왔어요.
생산자 조합이 있어서 어디까지를 안티과로 부를지 기준을 두고 있어요. 다른 지역 원두를 섞어 파는 걸 막으려는 거예요. 커피에서 이렇게까지 하는 지역은 많지 않아요.
그래서 안티과라고 적혀 있으면 어느 정도 믿을 만해요. 다만 완전히 보장되는 건 아니라 농장 이름이 같이 있으면 더 확실해요.
이름값이 있어서 나라 이름만 적힌 것보다 비싸요.
그런데 앞서 말씀드린 블루마운틴이나 코나처럼 몇 배가 되지는 않아요. 조금만 더 내면 살 수 있어요. 저는 그 차이는 값을 한다고 봐요.
지역 이름을 관리한다는 건 그만큼 지킬 게 있다는 뜻이더라고요.
중간에서 조금 진하게 볶은 걸 고르시면 단맛이 제일 잘 나와요.
블랙으로도 좋고 우유를 넣어도 초콜릿 결이 잘 붙어요. 에스프레소로 뽑아도 무너지지 않고요. 쓰임이 넓은 원두라 집에 한 봉지 두시기에 좋아요.
과테말라를 좋아하셨으면 다음엔 지역 이름이 적힌 걸로 사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