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목록은 해마다 두꺼워지는데 한 권당 대출은 해마다 줄어들죠.
손님들도 이 얘기를 하십니다. 뉴스에서 독서율이 준다는 걸 봤다면서, 그런데 서점에 가면 책은 더 많아 보인다고요. 둘 다 맞습니다.
한쪽에서는 한 해에 나오는 책이 늘어납니다. 앞서 작은 출판사가 늘어난 얘기를 적었는데, 만드는 문턱이 낮아진 게 큰 몫을 합니다.
다른 쪽에서는 한 사람이 읽는 양이 줍니다. 시간이 다른 데로 갔고, 앞서 적은 강의나 뉴스레터나 짧은 영상이 그 자리를 나눠 가졌죠.
그러면 책 한 권이 만나는 독자 수가 줄어들죠. 나오는 건 늘고 읽는 건 줄었으니 나눗셈이 그렇게 됩니다.
목록을 정리하면 이게 숫자로 나오죠.
대출이 위쪽 몇 권에 몰립니다. 앞서 대출 순위 얘기를 적었는데 그 쏠림이 세졌습니다. 중간이 비어 갑니다. 그럭저럭 읽히던 책들이 아예 안 나가는 쪽으로 내려갑니다. 절판이 빨라집니다. 안 팔리면 금방 사라지죠. 앞서 절판된 책 구하는 법을 적었는데 그 목록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이 상황이 읽는 쪽에 주는 부담이 하나 있습니다. 고르는 데 드는 힘이 커졌습니다.
선택지가 많으면 고르기 쉬울 것 같은데 반대더군요. 너무 많으면 아예 안 고르게 됩니다. 그래서 앞서 적은 대로 순위나 기계 추천에 기대게 되고, 그러면 쏠림이 더 세집니다.
저희가 이 흐름을 되돌릴 수는 없죠. 다만 할 수 있는 게 있죠.
안 팔려서 사라질 책을 갖춰두는 것. 시장에서 밀린 책이 여기 남아 있으면 나중에 필요한 사람이 찾을 수 있습니다. 앞서 옛날 책이 다시 읽히는 얘기를 적었는데 그게 가능한 건 남아 있어서고요.
고르는 일을 돕는 것. 순위 말고 다른 경로를 보여드리는 일이요.
책이 많아진 것이 읽기를 쉽게 만들지는 않았다. 고르는 일만 어려워졌을 뿐이다.
정리하면 이 얘기는 결국 하나로 모입니다. 책은 늘었는데 읽을 시간은 안 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한 해에 몇 권 읽었는지를 덜 세게 됐습니다. 앞서 읽은 걸 올리는 마음을 적었는데, 그 숫자는 이 상황에서 별로 말해주는 게 없더군요.
한 권을 끝까지 읽으셨으면 그해는 괜찮은 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