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고 두 번 말씀하신 뒤에 상대가 물러나자 서운해하신 분이 계셨습니다.
말은 거절이었습니다. 마음은 아니었고요. 두 이름이 이 자리에서 갈립니다.
겸양과 사양은 둘 다 상대가 내민 것에 바로 응하지 않는 태도입니다.
둘 다 괜찮다는 말로 나가고, 둘 다 예의로 여겨집니다. 그러면 무엇이 갈릴까요?
받을 뜻이 있느냐입니다.
겸양은 받고 싶지만 바로 받는 것이 민망해서 한 번 낮추는 것입니다.
한 번 사양하고 상대가 다시 권하면 받습니다. 그게 예의의 순서라고 여기니까요. 오래 그렇게 배운 자리가 있고요.
겸양은 주고받는 과정의 일부입니다. 한 번 물러나고 다시 받는 것까지가 한 세트지요.
사양은 실제로 안 받겠다는 뜻입니다.
부담스럽거나, 필요 없거나, 받으면 안 되는 자리입니다. 그래서 상대가 다시 권해도 안 받습니다.
사양은 그 자리에서 끝납니다. 오갈 것이 없습니다.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그때 마음속으로는 받고 싶으셨습니까?
두 번 괜찮다고 하시고 서운해하셨으면 앞쪽입니다.
여기가 오늘의 요점입니다.
겸양과 사양은 나가는 말이 같습니다. 그래서 상대는 구별을 못 합니다. 괜찮다는 말을 두 번 들으면 대개 물러나죠. 그게 상대 쪽 예의이기도 하고요.
그러면 겸양이었던 쪽은 서운해집니다. 다시 권해줄 줄 알았으니까요. 그런데 상대는 말대로 한 것이라 잘못한 게 없습니다.
사양이면 그대로 하시면 됩니다. 말과 마음이 같으니까요.
겸양이면 할 일은 상대를 기다리는 게 아닙니다. 두 번째에는 받는 것입니다. 한 번 낮추고 그다음에는 고맙다고 하시면 됩니다.
상대에게 세 번 권할 의무는 없습니다. 그리고 받는 것이 상대를 편하게 만드는 자리도 많더군요.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나간 말은 같습니다. 받고 싶었는지만 보시죠.
구분이 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