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사이에 안 좋은 일이 세 가지 겹치신 분이 계셨습니다. 그러시더니 자기는 원래 이런 사람이라고 하시더군요.
세 가지는 서로 아무 관계가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겹치면 하나로 묶여서 다른 이름이 붙습니다.
불행과 불운은 둘 다 원치 않는 일이 벌어진 상태입니다.
둘 다 힘들고, 둘 다 내 잘못이 아닐 수 있습니다. 크기로도 안 갈립니다. 큰 불운이 있고 작은 불행도 있죠.
갈리는 것은 상태냐 사건이냐입니다.
불운은 일어난 일 하나를 가리킵니다.
지갑을 잃어버리고, 면접에서 떨어지고, 하필 그날 차가 멈춥니다. 각각이 따로 있고 각각이 끝납니다. 서로 연결되어 있지 않습니다.
불운은 셀 수 있습니다. 세 번이면 세 번입니다. 그리고 지나갑니다.
불행은 지금 놓인 자리 자체가 안 좋은 것입니다.
일이 하나 끝나도 그 자리는 그대로입니다. 그래서 계속됩니다. 셀 수도 없습니다. 사건이 아니라 배경이니까요.
불행이라는 이름이 맞는 자리도 물론 있습니다. 다만 겹친 불운을 불행이라고 부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겹친 일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까?
지갑을 잃은 것과 면접에서 떨어진 것은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그러면 불운이 세 번이지 불행이 아니겠지요.
여기가 오늘의 요점입니다.
사람은 겹치면 이유를 찾습니다. 세 가지가 우연히 겹쳤다는 것보다 내가 원래 그런 사람이라는 설명이 더 그럴듯하게 느껴지거든요. 설명이 하나면 편하니까요.
그런데 그 설명을 붙이는 순간 할 일이 사라집니다. 불운은 하나씩 처리할 수 있는데 불행은 처리할 자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름이 커지면 손이 멈춥니다.
불운 쪽이면 할 일은 하나씩 떼어놓는 것입니다. 종이에 따로 적으시면 됩니다. 세 줄로 적으면 세 개인 게 보이고, 각각은 생각보다 작습니다.
그리고 하나씩 처리하시면 됩니다. 순서는 아무거나 상관없습니다. 하나가 줄면 나머지도 작아 보이니까요.
정말 불행 쪽이면, 그러니까 자리 자체가 안 좋으면 할 일은 다릅니다. 그때는 사건을 처리하는 게 아니라 자리를 옮기는 것을 봐야 합니다. 두 이름을 갈라야 그 판단이 됩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겹친 것은 사실입니다. 서로 연결되어 있는지만 보시죠.
구분이 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