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중간고사가 다가오자 카페 분위기가 바뀌었어요. 밤늦게까지 두꺼운 책과 노트북을 펴 놓고 공부하는 대학생 손님이 늘었어요. 카운터에서 보면 시험 기간은 콘센트 자리부터 먼저 차요.
밤 열한 시, 마감을 알리러 갔어요. 창가 자리 대학생 손님이 고개를 드시더니 그러셨어요. "십 분만요, 이 장만 끝내고요."
정확히 십 분 뒤에 책을 덮으셨어요. 나가시면서 웃으며 말씀하셨어요. "시험 끝나면 공부 말고 그냥 쉬러 올게요." 저는 그 약속이 꼭 지켜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세 번째 얘기가 마음에 걸려요. 카페 사장이 할 말은 아니지만, 그래서 저는 밤 열 시가 넘으면 디카페인이나 차를 먼저 권해 드려요. 잠을 줄여 가며 마시는 커피는 시험 날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들 하니까요.
이맘때는 가게가 조용한 도서관 같아요. 음악도 평소보다 한 단계 낮춰요. 콘센트 자리는 금방 차서 멀티탭을 몇 개 더 놓았어요.
학생들이 오래 앉아 있어도 저는 괜찮아요. 다만 가끔 한 잔쯤 더 시켜 주시면 고맙고요. 이건 사장의 솔직한 마음이에요. 대신 늦은 시간엔 따뜻한 물은 얼마든지 채워 드려요.
손님들 얘기를 들으며 생각한 것들이에요.
첫째, 밤을 새우지 마세요. 잠을 줄이면 외운 것도 잘 안 남는다는 얘기를 손님들한테 자주 들어요.
둘째, 커피는 오후 이른 시간까지만 드세요. 밤엔 차나 물로 바꿔 보세요.
셋째, 시험이 끝나면 하루는 그냥 쉬세요. 그 손님처럼 공부 말고 쉬러 오셔도 돼요.
큰일을 앞둔 밤일수록 잠이 필요해요. 오늘은 한 장만 더 하고 꼭 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