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판 사진과 실제 잔을 나란히 놓고 보시더니 아무 말 없이 웃으시던 손님이 계셨어요.
솔직하게 말씀드릴게요. 메뉴 사진은 여러 잔 만들어서 제일 잘 나온 걸 찍어요.
저희도 그래요. 라떼아트를 열 번쯤 해서 제일 모양이 예쁜 걸 찍었어요. 매번 그 모양이 나오지는 않아요.
그게 속이려는 건 아니고, 사진은 원래 한 장이니까요. 다만 손님 입장에서는 그 한 장이 기준이 되죠.
이게 생각보다 큰 부분이에요.
사진은 밝은 자리에서 찍어요. 그래야 색이 살거든요. 그런데 저희 가게는 저녁에 조명을 낮춰요. 같은 잔인데 훨씬 어둡게 보여요.
아이스 음료는 특히 그래요. 밝은 데서는 층이 예쁘게 보이는데, 어두운 자리에서는 그냥 갈색이에요.
이건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어요.
사진을 예쁘게 찍는 것과 양을 다르게 주는 건 다른 얘기예요. 저희는 사진 찍을 때도 평소랑 같은 양으로 만들어요.
잔 각도에 따라 많아 보이거나 적어 보일 수는 있어요. 위에서 찍으면 가득 차 보이고 옆에서 찍으면 덜해 보여요. 그건 각도지 양이 아니에요.
한동안 사진을 다 내렸어요. 글자만 남겼고요.
그랬더니 이번엔 뭐가 나올지 모르겠다는 말씀을 들었어요. 특히 처음 오시는 분이 못 고르시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넣었어요.
지금은 가게 조명 아래에서 찍어요. 예쁘게는 덜한데 실제와 가까워요. 그 뒤로 다르다는 말이 줄었어요.
사진이 예쁠수록 실물이 실망스러워져요. 그 차이를 줄이는 게 결국 남는 장사더라고요.
이 얘기를 하고 싶어서 썼어요.
사진이랑 너무 다르게 나왔으면 그냥 말씀하세요. 저희가 잘못 만들었을 수도 있어요. 다시 만들어드려요.
말 안 하시고 반쯤 남기고 가시는 게 제일 아쉬워요. 그러면 저희는 뭐가 문제였는지 영영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