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마다 새 메뉴가 나오는 게 어떻게 정해지는지 물어보신 손님이 계셨어요.
이게 저도 처음엔 반대로 알고 있었어요.
새 메뉴를 만들 때 제일 먼저 보는 건 맛이 아니라 지금 있는 재료로 되는지예요. 재료가 하나 늘면 그거 하나 때문에 냉장고 자리가 필요하고, 유통기한을 따로 봐야 하고, 안 팔리면 통째로 버리게 되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정해요.
세 번째가 마지막이에요. 이 순서를 바꾸면 가게가 힘들어져요.
손님들이 제일 많이 시키시던 신메뉴를 결국 뺐어요.
만드는 데 오래 걸렸거든요. 한 잔에 오 분씩 걸리니까 그 뒤로 줄이 밀렸어요. 그 한 잔을 만드는 동안 다른 손님 세 분이 기다리시는 거예요.
그때 준비 시간을 세어보고 알았어요. 잘 팔린다고 좋은 메뉴가 아니더라고요. 가게 전체를 느리게 만드는 메뉴는 결국 손해예요.
새로 만들 때 저는 메뉴판을 안 봐요. 영수증을 봐요.
세 번째가 제일 아프면서 정확해요. 시키셨는데 반 남기고 가시면 그건 메뉴가 안 맞는다는 뜻이거든요. 말씀은 안 하시니까 잔으로 알 수밖에 없어요.
여름 메뉴는 봄에, 겨울 메뉴는 가을에 정해요.
날이 더워진 다음에 만들기 시작하면 이미 늦어요. 재료를 들이고 몇 번 만들어보고 값을 정하는 데 몇 주가 걸리니까요. 저는 항상 한 계절 앞을 보고 있어요.
그리고 새 메뉴는 두세 개까지만 올려요. 많이 올리면 손님이 못 고르세요. 고민이 길어지면 결국 늘 시키시던 걸 시키시더라고요.
메뉴판은 늘리는 것보다 빼는 게 훨씬 어렵고, 대개 빼는 쪽이 맞아요.
카운터에서 지나가듯 하시는 말을 저는 적어둬요.
이거 있으면 좋겠다, 저번에 어디서 마셨는데 괜찮더라, 이런 말들이요. 그중에 두세 번 겹치는 게 있으면 그건 진짜예요. 실제로 그렇게 올라간 메뉴가 몇 개 있어요.
저희 가게에 있었으면 하는 메뉴가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진짜로 참고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