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에서 처음 본 이웃이 아이 겉옷이 얇다고 한마디 하고 먼저 내렸다는 분이 계셨습니다.
같은 주에 시댁에서 아이 학원을 알아봤다며 등록 날짜까지 잡아 두셨다고 하더군요. 두 일을 다 오지랖이라고 부르셨습니다.
첫 번째는 오지랖이 맞습니다. 두 번째는 간섭입니다.
오지랖과 간섭은 둘 다 내가 부탁하지 않았는데 남이 내 일에 들어오는 것입니다.
듣고 나면 불편하고, 대꾸하기도 애매하고, 한동안 신경이 쓰입니다. 불편함의 모양이 비슷하니 같은 말로 부르기 쉽죠.
오지랖은 말에서 멈추는 개입이고, 간섭은 내 결정에 손을 대는 개입입니다.
오지랖은 남의 일에 필요 이상으로 말을 보태는 것입니다.
얇게 입혔다, 결혼은 언제 하느냐, 그 직장은 괜찮으냐 같은 말들입니다. 듣기 싫지만 그 말이 내 일을 바꾸지는 않습니다. 말한 사람도 대개 거기서 끝내니까요.
엘리베이터의 이웃은 한마디 하고 내렸습니다. 아이 겉옷은 그대로였습니다.
간섭은 말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내가 정해야 할 일을 대신 정하거나, 정한 것을 바꾸려 듭니다.
학원 등록 날짜를 잡아 둔 것이 그렇습니다. 조언이 아니라 결정이 먼저 와 있죠. 받아들이든 거절하든 내가 무언가를 해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간섭은 오지랖보다 무겁습니다. 무시하고 지나갈 수가 없으니까요.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두 일을 같은 이름으로 부르시면 둘 다 가볍게 넘기거나 둘 다 크게 다투게 됩니다. 어느 쪽이든 정확하지 않습니다.
오지랖이라면 들은 것으로 끝내셔도 됩니다. 말은 말로 두면 됩니다.
간섭이라면 그 결정이 누구의 것인지 말하셔야 하는 자리입니다. 날짜를 되돌리는 일은 대신 해주지 않으니까요.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끼어든 것은 같습니다. 결정까지 들어왔는지만 보시죠.
구분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