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를 다룬 기사에 실린 발표문을 봤습니다. 대응과 대책이 번갈아 나오는데, 자세히 적힌 것은 한쪽뿐이더군요.
두 말은 같은 뜻이 아닙니다. 서 있는 시점이 다른 말입니다.
대책과 대응은 둘 다 행동을 말합니다.
가만있지 않겠다는 뜻이고, 그래서 읽는 사람은 안심합니다. 그런데 어느 쪽이 적혀 있느냐에 따라 안심해도 되는 범위가 다릅니다.
갈리는 것은 그 행동이 향하는 시점입니다.
대응은 벌어진 것을 수습하는 일입니다.
다친 사람을 옮기고, 시설을 멈추고, 원인을 확인합니다. 지금 눈앞에 있는 것을 처리합니다. 그래서 대응은 빨라야 하고, 빠르면 잘한 것이 됩니다.
대응은 이 사건에만 효력이 있습니다. 다음 사건에는 안 남습니다.
대책은 같은 일이 다시 안 생기게 하는 일입니다.
절차를 바꾸고, 기준을 올리고, 점검 주기를 줄입니다. 지금 눈앞에는 아무 변화가 없습니다. 그래서 대책은 빠를 필요는 없고 대신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대책은 이 사건에는 효력이 없습니다. 다음 사건에만 남습니다.
기사에 실린 발표문에서 이걸 보시면 됩니다.
세어보시면 대개 앞쪽이 훨씬 깁니다. 대응은 그날 한 일이라 쓸 것이 많고, 대책은 아직 안 한 일이라 쓸 것이 적으니까요.
이 구분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대응을 자세히 적어놓고 대책이라는 말을 한 번 붙이면, 읽는 사람은 다음이 준비된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실제로는 이번 것만 정리한 것인데요.
그래서 같은 사고가 반복되는데도 매번 조치가 있었다고 기록됩니다. 이름이 섞이면 무엇이 빠졌는지가 안 보이니까요.
뉴스를 보실 때 이 한 가지만 세시면 됩니다. 다음을 막는 문장이 몇 줄인가.
한 줄도 없으면 아직 대응만 있는 것이고, 그러면 기다릴 것이 남아 있는 겁니다. 있으면 그 문장이 구체적인지 보시면 됩니다. 언제까지 무엇을 어떻게 바꾼다고 적혀 있어야 대책이겠지요.
두 시점을 갈라두면 그 발표에서 무엇을 믿을 수 있고 무엇을 더 봐야 하는지가 나뉩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둘 다 무엇을 한다는 말입니다. 앞을 보는 문장이 몇 줄인지만 세어보시죠.
구분이 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