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지를 열자 콩알이 일반 원두의 두 배쯤 됐어요. 잘못 온 줄 알았어요.
앞서 티피카 얘기를 드렸죠. 커피 품종의 오래된 줄기요.
마라고지페는 거기서 변이로 나온 품종이에요. 브라질의 한 지역에서 발견됐고, 그 지역 이름이 그대로 품종 이름이 됐어요.
콩이 아주 커요. 그래서 코끼리콩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앞서 얘기한 파카마라도 이 품종의 피를 물려받은 거예요.
여기서 오해가 생겨요.
콩이 크니까 맛도 진할 것 같은데 반대예요. 대체로 부드럽고 산미가 낮아요. 바디도 가벼운 편이고요. 조용한 쪽 결이에요.
앞서 등급 얘기할 때 말씀드린 대로, 크기는 맛의 등급이 아니에요. 그 얘기가 여기서도 그대로 맞아요.
나무가 크게 자라는데 열매는 적게 열려요.
같은 땅에서 나오는 양이 다른 품종보다 훨씬 적어요. 농가 입장에서는 손해죠. 그래서 기르는 곳이 줄었어요.
지금은 값이 꽤 붙는 편이에요. 희소해서 붙는 값이지 맛 때문만은 아니에요.
집에서 쓰실 때 실제로 겪으실 부분이에요.
콩이 커서 그라인더가 한 번에 못 무는 경우가 있어요. 소리가 이상하면 조금씩 나눠 넣으세요. 앞서 파카마라 얘기할 때랑 같은 문제예요.
그리고 크기 때문에 볶을 때도 까다로워요. 겉과 속이 고르게 익기 어렵거든요. 잘못 볶으면 속이 덜 익어서 풋내가 남아요.
눈에 띄게 생긴 원두가 맛도 특별할 것 같은데, 커피는 그게 잘 안 이어지더라고요.
중간 정도로 볶은 걸 블랙으로 드셔보세요.
화려한 맛을 기대하고 드시면 심심하실 수 있어요. 대신 거슬리는 데가 없고 부드러워요. 산미가 싫으신 분한테 잘 맞는 편이에요.
콩이 유난히 크면 그건 품종이에요. 불량이 아니니까 걱정 안 하셔도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