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만들어 오셨다며 보여주신 드립백이 있었어요. 며칠 만에 향이 다 빠져 있었어요.
빈 드립백 봉지를 사시면 돼요. 인터넷이나 큰 마트에서 구하실 수 있어요.
갈아둔 원두를 담고 봉지를 접어 닫으면 끝이에요. 그게 전부예요. 도구도 기술도 필요 없어요.
한 봉지에 십 그램에서 십이 그램 정도 담으시면 한 잔 분량이 돼요. 저울이 없으시면 숟가락으로 두 번쯤이에요.
여기서 갈려요.
드립백은 종이 안에서 물이 짧게 지나가요. 그래서 평소 드립보다 조금 곱게 가셔야 해요. 굵으면 물이 그냥 빠져나가서 맹물이 돼요.
다만 너무 곱게 하시면 물이 안 내려가요. 중간과 조금 고운 사이가 좋아요.
이게 그 손님의 경우였어요.
원두를 갈아놓은 순간부터 향이 빠지기 시작해요. 봉지에 담아뒀다고 멈추지 않아요. 그래서 직접 만드신 드립백은 일주일 안에 쓰시는 게 좋아요.
시중 제품이 오래 가는 건 안을 질소로 채우고 밀봉하기 때문이에요. 집에서는 그게 안 돼요.
방법이 없지는 않아요.
만든 드립백을 지퍼백에 넣고 공기를 최대한 빼서 냉동실에 두시면 몇 주는 버텨요. 쓰실 때는 꺼내서 실온에 잠깐 두었다가 쓰세요. 바로 뜨거운 물을 부으면 물방울이 맺혀요.
다만 이것도 완벽하지는 않아요. 저는 그때그때 만드는 쪽을 권해드려요.
드립백의 장점은 편한 건데, 오래 두려고 애쓰다 보면 그 편함이 없어지더라고요.
세 번째로 만드시는 분이 많아요. 다만 선물하실 거면 만든 날짜를 꼭 적어주세요. 받으신 분이 언제까지 드시면 되는지 알 수가 없거든요.
만들어 보실 거면 날짜부터 적어두세요. 그게 제일 중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