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국회 예산 심사 뉴스를 보시던 아버지가 물으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봄에 추경 했다더니 또 예산이냐."
둘 다 예산이라는 말이 붙으니 같은 일이 되풀이되는 것처럼 들립니다. 그런데 봄의 추경과 가을의 예산 심사는 다른 살림을 다루고 있었습니다.
본예산과 추경은 둘 다 정부가 한 해 동안 돈을 어디에 얼마나 쓸지 정하는 계획입니다.
정부가 짜고, 국회가 심의하고, 확정되면 그대로 씁니다. 같은 절차를 거치니 같은 종류의 뉴스로 들리죠. 그렇다면 무엇이 둘을 가를까요?
본예산은 다음 해가 시작되기 전에 그 한 해의 살림을 미리 짜는 예산이고, 추경은 그 해 중간에 사정이 생겨 이미 정한 예산에 더하거나 고쳐 편성하는 예산입니다.
본예산은 해마다 정기적으로 짜는 기본 살림입니다.
정부가 다음 해 예산안을 만들어 국회에 내고, 국회가 가을부터 연말까지 심사해서 확정합니다. 아버지가 보신 가을 뉴스가 이쪽이었습니다. 다음 해 살림을 정하는 자리였던 거죠.
추경은 추가경정예산의 줄임말입니다.
이미 확정된 그 해 예산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다시 편성합니다. 큰 재해나 경기 문제처럼 법이 정한 사정이 있을 때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죠. 그래서 추경은 해마다 꼭 있는 것이 아닙니다. 봄의 추경은 그 해 살림을 고친 것이었습니다.
뉴스를 보실 때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봄의 추경과 가을의 본예산은 서로 다른 해를 보고 있었습니다. 같은 일을 두 번 한 것은 아니었겠지요.
본예산 뉴스라면 다음 해에 어디에 돈이 쓰일지를 보시면 됩니다.
추경 뉴스라면 왜 중간에 다시 짜야 했는지를 보시면 됩니다. 구체적인 금액과 항목은 기획재정부와 국회 발표를 따르시면 됩니다. 저는 두 이름이 어디서 갈리는지까지만 말씀드립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나라 살림의 계획인 것은 같습니다. 미리 짠 것인지 중간에 고친 것인지만 보시죠.
구분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