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잔 손님 하나가 요즘 맨발 걷기를 한대. 동네 공원에 흙길이 있는데, 거기서 신발 벗고 걷는대. 그런 사람이 엄청 많아졌대. 뉴스에서도 맨발 걷기 하는 사람이 늘었다고 나왔다더라.
처음엔 발이 아팠는데 이제는 괜찮대. 아침마다 나간대.
재밌는 건 그 손님이 발바닥 얘기보다 사람 얘기를 더 했다는 거야.
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길을 걸으니까 얼굴을 익힌 사람들이 생겼대. 처음엔 눈인사만 하다가 이제는 날씨 얘기도 한대. 한 노인은 그 손님한테 귤을 나눠줬대.
철새 얘기할 때 같은 날 같은 자리에 오는 노인 얘기를 했었지. 걷는 길에도 그런 사람이 있는 거야.
그 얘기 들으면서 무협이 떠올랐어. 무협 고수들은 대개 짚신을 신어. 비단 신을 신은 고수는 세가 도련님 정도고.
경공으로 천 리를 달리고, 산을 오르내리고, 지붕을 밟고. 그 발엔 짚신 한 켤레가 전부야. 객잔 신발 얘기를 전에 적었는데, 손님이 남의 신을 신고 가버린 얘기. 무협 고수들 짚신은 금방 닳아서 객잔마다 새로 갈아 신었을 거야.
무협에서 발은 중요해. 보법 얘기를 전에 적었어. 발 놀리는 게 따로 무공이라고. 천근추도, 경공도 다 발에서 시작해.
그래서 무협 수련 장면엔 가끔 맨발이 나와. 신을 벗고 땅을 느끼라는 사부의 말. 발바닥으로 땅의 기운을 받으라는 거지.
물론 그건 무협 속 얘기야. 맨발 걷기가 몸에 어떻다는 건 나는 몰라. 다만 손님 얼굴이 밝아진 건 같이 걷는 사람들 덕인 것 같았어.
나는 맨발 걷기는 안 해봤어. 대신 아침마다 객잔 마당을 쓸면서 왔다 갔다 해. 그게 내 산책이야.
낙엽 쪽은 일부러 밟고 지나가. 바스락 소리가 나면 하루가 시작돼.
오래 걸었던 길 얘기 하나 들려줘. 신발을 신었든 벗었든 상관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