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실물 서랍을 정리하다 우산이 열한 개 나왔어요. 한 개도 찾으러 오신 분이 없었어요.
몇 해 전에는 서랍에 뭐가 많았는지 기억나요. 책, 수첩, 안경, 장갑이요.
지금은 목록이 달라졌어요. 충전기랑 이어폰이 제일 많고, 그다음이 우산이에요. 책이나 수첩은 거의 안 나와요. 손님들이 들고 오시는 물건 자체가 바뀐 거죠.
우산은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예요. 그건 안 변하더라고요.
이건 좀 재미있는 부분이에요. 두 짝이 아니라 늘 한 짝이에요.
자리에서 한 짝만 빼두셨다가 그대로 두고 가시는 거예요. 작아서 눈에 안 띄니까요. 저희도 테이블을 닦다가 손끝에 걸려서 발견해요.
그런데 이건 대부분 찾으러 오세요. 값이 있으니까요. 우산은 안 오시고요.
몇 해 보다 보니 갈리더라고요.
값이 나가는 물건은 대개 그날 안에 오세요. 지갑이나 휴대폰은 몇 분 만에 뛰어 들어오시고요. 반대로 우산, 장갑, 텀블러는 거의 안 오세요.
그런데 저희는 그걸 마음대로 못 버려요. 누가 언제 오실지 모르니까요. 그래서 서랍이 계속 차요.
여러 번 겪고 나서 정한 게 있어요.
찾으러 오시면 언제 어디 앉으셨는지만 여쭤봐요. 그거면 대개 맞춰져요.
두고 간 물건은 그 사람이 그날 여기 있었다는 표시 같아서, 버리기가 좀 그렇더라고요.
전화 한 통이면 확인해드릴 수 있어요. 며칠 지났어도요.
민망해서 안 물어보시는 분이 계신데 그러실 필요 없어요. 저희는 오히려 주인이 나타나면 반가워요. 서랍에 그대로 남아 있는 걸 볼 때마다 마음이 좀 그렇거든요.
어디 두고 오신 물건이 있으시면 그냥 물어보세요. 아직 있을 수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