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에 제목을 입력하다 보면 한 줄에 안 들어가는 게 나옵니다. 한 주에 셋이나 나온 적이 있었죠.
몇 해 전에는 드문 일이었습니다. 손님들도 요즘 제목이 길다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들리는 얘기와 목록에서 보이는 걸 합치면 이렇습니다.
검색에 걸리려고 그렇습니다. 짧은 제목은 사람들이 찾는 말과 안 겹칩니다. 문장처럼 길게 쓰면 그 안에 검색될 말이 여러 개 들어가죠.
제목이 곧 소개가 됐습니다. 온라인에서는 표지를 만져볼 수 없고 뒤표지도 못 봅니다. 앞서 제목만 보고 고를 때 함정을 적었는데, 온라인에서는 그 제목 말고 볼 게 별로 없거든요. 그래서 제목이 설명까지 떠맡습니다.
말을 거는 형태가 잘 팔립니다. 독자에게 말 걸듯 쓴 제목이 눈에 더 걸린다고 하더군요.
목록을 정리하는 쪽에서 보면 이게 제일 분명합니다.
예전에는 짧은 제목에 설명하는 부제가 붙었습니다. 지금은 그 부제가 제목 자리로 올라오고 짧은 말이 사라진 형태가 많죠. 앞서 부제가 더 정직하다고 적었는데, 요즘 책은 그 구분이 흐려졌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희 쪽에서는 불편한 점이 있습니다.
서가에서 책등을 읽기 어렵습니다. 제목이 길면 글자가 작아지거나 줄여서 찍히죠. 그러면 걸으면서 훑기가 어려워집니다. 앞서 서가를 걷는 시간을 적었는데 그 걷기가 잘 안 됩니다.
기억에 안 남습니다. 손님들이 제목을 말씀하실 때 중간만 기억하시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앞서 찾는 책 설명하는 요령을 적었는데, 긴 제목일수록 그 조각으로 찾게 되죠.
한쪽만 말씀드리지는 않겠습니다. 제목이 길다고 내용이 가벼운 건 아닙니다.
좋은 책이 잘 팔리려고 그 형식을 쓰는 경우도 많죠. 앞서 서점에서 굿즈를 파는 얘기를 적었는데 비슷한 자리입니다. 파는 방식이 바뀐 것이지 만드는 사람이 달라진 건 아닙니다.
제목이 길어진 것은 책이 달라져서가 아니라, 책을 만나는 자리가 달라져서다.
셋 다 지금 서가에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대출이 꽤 나갑니다.
제목으로 판단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앞서 적었듯 제목은 간판이고, 간판이 길어진 건 거리가 시끄러워졌기 때문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