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람석의 손님이 휴대폰을 붙들고 이십 분째 계셨습니다. 화면을 보니 "잘 지내?" 세 글자를 썼다 지웠다 하고 계시더군요. 결국 물음표 하나를 더 붙여 보내시고는 휴대폰을 엎으셨습니다. 나가시며 웃으셨죠. 세 글자 보내는 데 이십 분이 걸렸어요.
짧을수록 한 글자가 무겁습니다. 긴 글은 실수가 묻히는데, 짧은 글은 단어 하나가 다 드러나죠. 상대가 어떻게 읽을지 걱정됩니다. 마침표를 찍을지, 물결표를 붙일지까지 고민하게 되더군요. 앞서 문자에 마침표 찍는 사람 이야기를 다룬 글이 있는데, 그 작은 부호 하나에 온도가 실린다고들 하죠. 오해받을까 두렵습니다. 표정도 목소리도 없이 글자만 가니, 다르게 읽힐까 조심스럽습니다. 잘 쓰고 싶습니다. 앞서 일기를 못 쓰게 되는 이유를 적으며, 잘 쓰려고 하면 안 써진다고 했죠.
보낼 때를 놓칩니다. 너무 오래 고치다 보면 답할 때가 지나 버리죠. 앞서 답장 미루는 습관을 다룬 글이 있는데, 그 미룸이 여기서 시작되기도 합니다. 지칩니다. 메시지 하나에 기운을 다 써 버리니까요. 보내지 못하고 끝나기도 합니다. 앞서 보낸 문자를 다시 읽는 버릇을 다룬 글도 있는데, 보내기 전에도 보낸 뒤에도 마음이 쉬지 못하죠.
니체는 짧은 글을 아주 공들여 쓴 사람이었습니다. 앞서 니체 느리게 읽기를 적었는데, 잠언 하나에 긴 생각을 접어 넣었죠.
하지만 니체도 모든 글을 그렇게 쓰지는 않았습니다. 친구들에게 보낸 편지는 훨씬 솔직하고 소박했죠. 공들일 글과 마음을 건네는 글은 다르다는 걸 알았던 겁니다.
다듬지 않은 안부가 다듬다 보내지 못한 안부보다 멀리 간다.
목적을 먼저 정하십시오. 이 메시지로 전하고 싶은 게 안부인지, 부탁인지, 고마움인지. 목적이 분명하면 문장이 짧아집니다. 시간을 정하십시오. 오 분 안에 보내기로요. 완벽 대신 진심을 고르십시오. 조금 어색해도 마음은 먼저 닿습니다. 중요한 말은 말로 하십시오. 글이 너무 무겁다면 전화 한 통이 나을 때도 있습니다.
그 손님은 다음 날 다시 오셔서 말씀하셨습니다. 그 친구가 바로 답을 줬다고요. 반가워하며 길게요. 이십 분 동안 고민한 물음표는 아무도 신경 안 쓰더라며 웃으셨죠.
짧은 글 앞에서 머뭇거리는 날은 또 올 겁니다. 그래도 저는 완벽한 문장을 기다리느라 마음을 묵히지 않고, 조금 서툴러도 먼저 건네는 쪽을 고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