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에 다녀온 날 밤이 혼자 있던 날보다 더 힘들었다는 분이 계셨습니다.
사람을 안 만나서 그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만나고 왔는데 더 무거우셨죠. 그러면 이름이 다릅니다.
외로움과 소외감은 둘 다 나만 떨어져 있는 것 같은 상태입니다.
둘 다 마음이 가라앉고, 둘 다 사람 생각이 납니다. 며칠 전에 말씀드린 외로움과 고독도 이 근처였죠. 그러면 이 둘은 무엇이 갈릴까요?
주변에 사람이 있느냐입니다.
외로움은 옆에 아무도 없을 때 오는 감정입니다.
집에 혼자 있거나, 연락할 데가 없거나, 오래 아무 말도 안 했을 때죠. 원인이 분명합니다. 사람이 없으니까요.
그래서 외로움은 사람을 만나면 줄어듭니다. 짧게라도 누구와 말하면 나아지더군요.
소외감은 사람들 사이에 있는데도 나만 떨어져 있는 느낌입니다.
대화가 오가는데 나는 낄 자리가 없거나, 다들 아는 것을 나만 모르거나, 웃는데 나만 안 웃깁니다. 그 자리에 있는데 그 자리 사람이 아닌 상태죠.
그래서 소외감은 사람을 만나도 안 줄어듭니다. 오히려 만나면 커지고요.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모임에 다녀온 밤이 더 힘드셨으면 뒤쪽입니다. 그러면 사람을 더 만나는 것으로는 안 풀리겠지요.
여기가 오늘의 요점입니다.
소외감을 외로움이라고 부르면 사람을 더 만나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또 안 끼면 더 확인만 됩니다. 그러면 다녀온 밤마다 무거워지죠.
그리고 몇 번 반복되면 사람 만나는 것 자체가 두려워집니다. 실제로는 만나는 자리가 안 맞았던 것인데요.
외로움 쪽이면 할 일은 사람을 만나는 것입니다. 짧아도 됩니다.
소외감 쪽이면 할 일은 더 큰 모임에 가는 게 아닙니다. 한 사람과 따로 만나보는 것입니다.
여럿이 있는 자리는 낄 틈을 만들기가 어렵습니다. 둘이면 대화가 나에게도 오니까요. 며칠 전에 말씀드린 대화와 수다도 이 자리에서 갈렸습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혼자인 느낌은 같습니다. 언제 오는지만 보시죠.
구분이 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