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안 드는 칼로 썰다가 손이 미끄러질 뻔한 아침이 있었어요. 그날 바로 갈았어요.
이게 제일 먼저 드리고 싶은 말이에요.
잘 드는 칼은 살짝만 힘을 줘도 들어가요. 안 드는 칼은 힘을 세게 줘야 하는데, 그러다 미끄러지면 그 힘이 그대로 가요. 그래서 다치는 건 대개 무딘 칼이에요.
날카로운 게 위험할 것 같지만 반대예요.
무뎌지는 원인 중에 이게 제일 큽니다.
유리나 돌로 된 도마는 칼날이 부딪칠 때마다 상해요. 하루 몇 번만 써도 며칠이면 티가 나요. 나무나 부드러운 재질 도마를 쓰시면 훨씬 오래 가요.
저희 가게도 그래요. 스테인리스 작업대 위에서 바로 썰면 안 되는데, 바쁠 때 그렇게 하다가 칼을 몇 개 버렸어요.
설거지통에 담가두시면 안 돼요.
물에 오래 있으면 날에 미세한 녹이 생겨요. 그러면 안 드는 것처럼 느껴지고, 실제로도 날이 상해요. 다른 그릇이랑 부딪치기도 하고요.
쓰고 나면 바로 씻고 마른 천으로 닦아서 세워두세요. 삼십 초면 돼요.
칼을 가는 것과 다듬는 것이 달라요.
봉 모양 도구로 몇 번 쓸어주는 게 다듬기예요. 이걸 자주 하시면 갈 일이 확 줄어요. 저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해요.
숫돌로 가는 건 몇 달에 한 번이면 충분해요. 자꾸 갈면 칼이 빨리 닳아요.
도구는 망가져서 못 쓰는 것보다 관리를 안 해서 서서히 나빠지는 경우가 훨씬 많더라고요.
종이를 한 장 들고 세로로 세운 다음 칼로 내려보세요.
쓱 갈라지면 아직 괜찮아요. 걸리거나 종이가 찢어지면 다듬을 때예요. 삼십 초면 확인돼요.
칼이 안 든다고 느껴지면 도마부터 보세요. 거기가 원인일 때가 많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