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잔에서 점창파가 어디 있냐고 물어봤어. 손님들이 다 남쪽이래. 근데 정확히 어딘지는 아무도 몰랐어.
그게 점창파 자리를 잘 보여줘. 구파일방 정리할 때 다 외울 필요 없다고 했는데, 점창파는 이름은 들어봤는데 뭐 하는 덴지 잘 모르는 문파 쪽이야.
그래서 오늘 한번 파봤어.
점창산은 중국 남서쪽, 운남 쪽에 실제로 있는 산이라고 하더라. 중원에서 보면 한참 먼 남쪽이야.
무협에 나오는 산은 진짜 있는 산이라는 얘기를 전에 적었지. 점창파도 그래. 다만 다른 문파보다 중원에서 멀어. 그래서 무협에서 점창파는 중원 일에 늦게 끼어들거나, 아예 멀찍이 서 있는 문파로 자주 나와.
점창파 하면 무협에서 자주 붙는 게 빠른 검이야. 한 번 뽑으면 상대가 보기도 전에 끝나는 검.
왜 하필 빠른 검일까. 정해진 이유는 없어. 근데 생각해보면 먼 데서 온 작은 문파가 큰 문파 사이에서 이름을 지키려면 뭔가 하나 날카로운 게 있어야 하잖아. 빠른 검이 그 역할을 하는 거지.
무협 병기 정리할 때 뭘 들었는지로 인물이 보인다고 했는데, 점창파는 어떻게 쓰는지로 보여. 빠르게, 짧게, 한 번에.
무협에서 구파일방은 다 같은 급이 아니야. 소림, 무당 같은 큰 문파가 있고, 그보다 작은 문파가 있어.
점창파는 대개 작은 쪽으로 그려져. 제자 수도 적고 목소리도 작아. 그래서 무림맹 회의 같은 데서 점창파 장문인은 할 말을 아끼는 사람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아.
근데 그게 매력이야. 작은 문파가 결정적인 순간에 칼을 뽑는 장면. 목소리 작은 쪽이 칼은 제일 빠른 거지.
점창파는 글마다 성격이 꽤 달라. 고고한 검객 문파로 나오기도 하고, 몰락한 문파로 나오기도 하고, 아예 이름만 스쳐 지나가기도 해.
그러니까 점창파가 나오면 이번엔 얼마나 비중이 있는지부터 보게 돼. 비중이 크면 작가가 뭔가 준비한 거야.
이름만 알고 뭐 하는 덴지 모르는 문파 있으면 들고 와. 같이 하나씩 풀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