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오래 앉은 손님을 봤는데 셋 중 둘이 뭔가를 적고 있었어.
뭘 적는지는 안 물어봤어. 근황 얘기를 전에 적었어. 묻는 것도 신중해야 한다고. 이건 물으면 들여다보는 게 되잖아.
객잔은 밥 먹고 술 마시는 데야. 적는 자리가 아니지.
객잔 구조 얘기를 전에 적었어. 상이 여섯이고 위층에 방이 있다고. 적는 사람을 염두에 두고 만든 데가 아니야.
그런데 요새 눈에 띄어. 낮술 얘기를 적을 때 낮에 오는 손님이 늘었다고 썼는데, 그중에 적는 사람이 섞여 있어.
보다 보니 불편한 게 보였어.
두 번째가 걸려. 싫은 소리 얘기를 전에 적었어. 밤에 너무 어둡다는 불평이 있었다고. 그때 나는 조용한 자리로 쓰려고 일부러 어둡게 둔 거라고 썼어.
그런데 적으려는 손님한테는 그게 그냥 불편한 거야. 내가 정한 이유가 저쪽에서는 안 통하는 거지.
무협 글공부 얘기를 며칠 전에 적었어. 다들 읽는데 배우는 장면은 없다고.
적는 것도 비슷해. 비급을 읽는 장면은 나오는데 뭘 적는 장면은 거의 없어. 무림 문서 정리를 어제 적을 때 오가는 종이가 다섯이라고 썼는데, 다 누가 이미 써놓은 거야. 쓰는 대목은 안 나와.
그러니까 여기서 강호 얘기를 꺼낼 게 없어. 본 것만 적을게.
안쪽 자리 등을 하나 더 걸었어. 어두운 구석은 그대로 두고 안쪽 한 자리만 밝게 했어.
등불 얘기를 전에 적었어. 두 개를 나눠 걸었더니 혼자 온 손님이 오래 앉는다고. 그때 세어보고 정한 거였는데, 이번엔 안 세고 그냥 했어.
안 팔린 것 얘기를 적을 때 새로 뭘 두면 언제 접을지를 같이 정하기로 했다고 썼어. 이건 등이라 접고 말고 할 게 없지만, 두 달 보고 그 자리가 안 차면 도로 어둡게 할게.
물어보고 싶긴 해. 그런데 안 물을 거야.
밀담 얘기를 적을 때 여기서 들은 건 여기서 끝난다고 썼어. 안 물어본 건 더 확실하게 끝나잖아.
적을 게 있으면 안쪽 자리 써. 거기가 제일 밝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