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이 서는 날이었어. 사람이 몰릴 줄 알고 술을 두 배로 받아뒀지.
손님이 평소보다 적었어. 절반이 남았어. 이건 내 예상이 틀린 기록이야.
다음 장날에는 손님들한테 물어봤어. 장날에 다들 어디로 가냐고.
답이 대충 이랬어.
세 번째가 제일 많았어. 나는 그 생각을 못 했어. 사람이 많은 날이 돈이 도는 날인 줄 알았는데, 정해진 데다 쓰고 마는 날이더라고.
건너편 사장한테 물어보니 자기도 그랬대. 처음에 장날을 대비했다가 몇 번 데였다고.
단골한테도 들었어. 이웃 동네도 그렇대. 뉴스에도 장이 예전만 못하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하고.
나는 왜 그런지는 몰라. 장이 줄어서인지 사람들 씀씀이가 바뀐 건지 모르겠어. 본 것만 적을게.
세어보다가 알게 된 게 있어. 장날 당일이 아니라 그다음 날이 낫더라고.
장 보러 왔다가 하루 묵고 가는 사람이 있거든. 그 사람들이 다음 날 아침에 들러. 그리고 장이 끝나고 짐을 옮기는 사람들도 그때 지나가.
그래서 지금은 술을 장날에 안 받고 장날 다음 날에 맞춰 받아. 세어보고 나서 바꾼 거야.
관도 얘기를 전에 적었어. 큰길이 있고 사람이 거기로 다닌다고. 그래서 우연히 마주치는 게 우연이 아니라고.
장날도 그렇더라고. 장날엔 사람이 장터로 몰려. 길이 아니라 한 점으로 모이는 거지. 그러면 길가에 있는 객잔은 오히려 비어.
객잔이 왜 길 위에 있냐면 지나가는 사람을 받으려고야. 그런데 다들 한 데로 가는 날에는 지나가는 사람이 없어.
이 일로 하나 배웠어. 앞으로는 미리 적어두고 나중에 맞춰봐.
첫 손님 얘기를 적을 때 징크스를 세어봤다고 했어. 그때는 맞은 날만 기억하고 있었다는 걸 알았지. 이번엔 아예 틀렸고.
내 감이 그렇게 좋지가 않아. 세어보기 전엔 아무 말도 안 하는 게 맞는 것 같아.
장날에 어디 가는지 말해줘. 나는 그게 제일 궁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