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 언니가 오래된 노트북을 꺼내 손목 받침 스티커를 보여 줬어요. 예전엔 컴퓨터마다 인텔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는데요.
강미연 그런데 요즘 뉴스에선 인텔이 어렵다는 얘기랑 정부 얘기가 같이 나온대요. 영상에서도 그 얘기가 길었다더라고요.
저는 거기서 물었어요. 그렇게 흔하던 회사가 왜 정부 얘기랑 같이 나오는 건가요? 회사 사정이랑 나라 사정은 다른 얘기잖아요.
먼저 이 회사가 어떤 모양인지부터 들었어요. 앞서 AMD를 알아볼 때 공장 없이 설계만 하고 TSMC에 맡긴다고 했잖아요. 인텔은 반대로 설계도 하고 공장도 직접 갖고 있다는 거예요.
신미혜 메뉴도 짜고 주방도 직접 돌리는 식당인 거예요. 맛을 다 쥐는 대신 주방 고칠 돈도 혼자 대야 하는 셈이죠.
그러니까 공장이 있다는 게 힘이기도 하고 짐이기도 한 거잖아요. 공장 기술에서 뒤처지면 설계를 잘해도 칩이 늦어진다고 들었어요.
그럼 어디서 밀렸는지 물었어요.
강미연 컴퓨터 두뇌 칩에선 AMD한테 쫓기고, 휴대폰 칩은 Arm 설계 쪽이 다 가져갔대요. AI 칩은 엔비디아가 앞서 있다더라고요.
앞서 Arm과 AMD를 알아봤잖아요. 그 두 회사 이야기가 인텔 쪽에서 보면 밀린 이야기인 거예요. 진열대 세 칸에서 동시에 손님을 뺏긴 셈이라는데요.
여기가 제일 궁금했어요. 회사가 밀리면 회사가 고칠 일 아닌가요?
강미연 미국 안에서 최첨단 칩 공장을 크게 돌리는 회사가 사실상 인텔뿐이래요. 그래서 나라가 보조금을 주고 지분까지 갖게 됐다는 뉴스가 있었다더라고요.
그러니까 칩 공장이 나라 밖에 몰려 있으면 곤란하다는 계산이 깔린 거잖아요. 앞서 파운드리를 알아볼 때 대만에 공장이 몰려 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요. 인텔은 그 반대편에 세워진 회사인 거예요. 엔비디아도 이 회사 지분을 갖게 됐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인텔이 자기 칩만이 아니라 남의 칩도 대신 만들어 주는 일을 시작했다는데요. 삼성전자처럼 설계와 위탁 생산을 같이 하는 쪽으로 가는 건가요?
강미연 그렇대요. 그런데 손님이 얼마나 오는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 말이 많았대요.
그래서 그 대목은 물음으로 남겨 둬요. 공장을 떼어 낼지 말지도 말이 오간다고 들었는데, 그건 밖에서 정할 수 있는 얘기가 아니잖아요.
정리하면 이래요. 인텔은 칩 설계와 공장을 다 가진 미국 회사예요. 컴퓨터·휴대폰·AI 칩 세 칸에서 다른 회사들에 밀렸고, 미국 안 칩 공장이라는 자리 때문에 정부가 지분까지 갖게 됐다고 들었어요. 남의 칩을 만들어 주는 일도 시작했고요.
오래 일등이던 이름일수록 지금 어느 칸에서 밀렸는지부터 물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인 거고요. 모르는 건 모른다고 하고 넘어가요.
신미혜 간판이 오래됐다고 주방이 그대로인 건 아닌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