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는 속보를 보시던 어머니가 물으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럼 이제 물러난 거지?"
화면 아래 자막에는 "헌법재판소 심판 절차 시작"이라고 흐르고 있었다고 하더군요. 물러난 것은 아닙니다. 탄핵은 두 단계로 나뉘고, 그날은 첫 단계가 끝났을 뿐이니까요.
탄핵소추와 탄핵심판은 둘 다 고위 공직자를 헌법이 정한 절차로 파면할지 다루는 탄핵의 일부입니다.
같은 사람에 대한 같은 사건이고, 뉴스에서는 둘 다 "탄핵"으로 줄여 부르죠. 그래서 하나의 사건처럼 들리기 쉽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둘을 가를까요?
탄핵소추는 국회가 파면 여부를 판단해 달라고 헌법재판소에 넘기는 것이고, 탄핵심판은 헌법재판소가 실제로 파면할지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탄핵소추는 국회의 일입니다.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의결하면 사건이 헌법재판소로 넘어갑니다. 재판으로 치면 기소에 가까운 단계입니다. 소추가 의결되면 그 사람은 심판이 끝날 때까지 권한 행사가 정지됩니다. 자리에서 물러난 것이 아니라 멈춰 있는 거죠.
어머니가 보신 속보는 이 단계였습니다.
탄핵심판은 헌법재판소의 일입니다.
국회가 넘긴 사건을 심리해서 파면할지를 결정합니다. 재판관 9명 가운데 6명 이상이 찬성해야 파면이 결정됩니다. 기각되면 정지됐던 권한이 돌아오고요. 실제로 물러나는지는 이 단계에서 정해집니다.
뉴스를 보실 때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소추가 가결됐다는 소식과 파면됐다는 소식은 다른 날에 나옵니다. 그 사이의 시간을 알고 계시면 속보를 덜 헷갈리시겠지요.
소추 소식이라면 아직 결정이 나지 않은 단계로 읽으시면 됩니다.
심판 결과 소식이라면 그게 최종 결정입니다. 구체적인 판단과 그 이유는 헌법재판소의 결정문이 말해주는 일입니다. 저는 두 이름이 어디서 갈리는지까지만 말씀드립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같은 탄핵입니다. 누가 결정하는지만 보시죠.
구분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