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오던 날 저녁에 나간 잔 열두 개 중 아홉 개가 아이스였어요. 저도 세어보고 놀랐어요.
몇 해 전만 해도 날이 추워지면 뜨거운 쪽이 확 늘었어요. 지금은 그 곡선이 많이 평평해졌어요.
여름만큼은 아니어도 겨울에 아이스가 절반을 넘는 날이 흔해요. 특히 저녁이랑 밤에 그래요.
손님들 답이 몇 가지로 갈리더라고요.
실내가 따뜻해서. 밖은 추운데 들어오면 덥다고 하세요. 겉옷을 벗고 앉으면 뜨거운 게 부담스러우신 거죠.
빨리 마시려고. 뜨거우면 식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그 시간이 아깝다고요.
그냥 습관. 여름 내내 마시던 게 몸에 붙어서 안 바뀐다고 하시는 분도 계셨어요.
세 번째가 의외로 많았어요.
겨울에도 얼음을 여름만큼 준비해요. 이게 제일 큰 변화예요.
예전에는 겨울에 제빙기를 적게 돌렸어요. 그러다 모자라서 곤란한 날이 몇 번 있었고요. 지금은 계절과 상관없이 같은 양을 잡아둬요.
그리고 얼음 상태를 겨울에도 똑같이 봐요. 덜 쓰면 오래 남아서 냄새가 배거든요. 여름보다 오히려 더 신경 써야 하더라고요.
솔직히 만드는 쪽에서는 조금 아쉬워요.
향이 제일 잘 올라오는 건 뜨거운 쪽이에요. 얼음이 들어가면 향의 상당 부분이 가려져요. 좋은 원두일수록 그 차이가 커요.
그래서 새 원두가 들어오면 저는 뜨거운 걸로 한 번 드셔보시라고 권해드려요. 시켜보시고 아이스로 바꾸셔도 되니까요.
겨울에 뜨거운 걸 드시는 게 정답은 아니고, 다만 향을 보시려면 그쪽이 유리하더라고요.
이 글이 뜨거운 걸 드시라는 얘기로 읽히실까 봐 덧붙여요.
겨울에 아이스를 드시는 게 이상한 게 아니에요. 저희는 그게 제일 많이 나가는 메뉴니까 오히려 준비가 잘돼 있고요.
겨울에도 아이스를 시키시는 편인지 궁금하네요. 이유도 들어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