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오신 손님이 콜드브루 통 앞에서 한참을 서 계셨어요. 밸브에서 물이 한 방울씩 떨어지는 걸 보시더니, 저걸 왜 저렇게 느리게 받느냐고 물으셨어요.
그러고는 이어서 물으셨죠. 그럼 이건 아이스 아메리카노랑 뭐가 다르냐고요. 카운터에서 제일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예요.
가장 큰 차이는 여기예요.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뜨거운 물로 짧게 뽑은 커피에 얼음을 넣은 거예요. 에스프레소를 내리는 데는 삼십 초도 안 걸리거든요.
콜드브루는 반대예요. 찬물에 오래 담가두거나 한 방울씩 떨어뜨려서 받아요. 저희 가게는 열두 시간쯤 걸립니다. 그래서 아침에 걸어두고 밤에 씁니다.
뜨거운 물은 커피에서 많은 걸 빠르게 끌어냅니다. 찬물은 느린 대신 골라서 끌어내요. 이 차이가 맛으로 그대로 나와요.
쓴맛도 결이 달라요.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쓴맛은 뾰족하게 오는 편이고, 콜드브루의 쓴맛은 뒤에서 둥글게 오더라고요.
신맛이 부담스럽다고 하시는 분들껜 저는 거의 콜드브루를 내드려요. 원두를 바꾸는 것보다 뽑는 방식을 바꾸는 게 빠르니까요.
이건 좀 뜻밖이라고들 하세요. 찬물로 뽑으니 순할 것 같은데, 실제로는 콜드브루 쪽이 더 진한 경우가 많아요.
오래 담가두는 만큼 원두를 많이 쓰거든요. 다만 가게마다 물로 얼마나 묽게 해서 내는지가 달라서, 딱 잘라 몇 배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밤에 드실 거면 이건 알고 고르시는 게 나아요.
저는 손님한테 이렇게 여쭤봐요. 한 자리에서 금방 드실 건지, 들고 다니면서 천천히 드실 건지요.
금방 드실 거면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낫습니다. 향이 제일 좋은 순간이 처음이거든요. 반대로 사무실까지 들고 가서 한 시간 넘게 홀짝이실 거면 콜드브루가 덜 억울해요. 얼음이 녹아도 맛이 덜 무너지니까요.
콜드브루는 도구가 거의 필요 없어요. 굵게 간 원두를 찬물에 넣고 냉장고에 하룻밤 두었다가 걸러내면 됩니다. 커피 가루와 물은 대략 한 컵에 열 배쯤으로 잡으시면 무난해요.
한 가지만 기억하세요. 곱게 갈면 텁텁해집니다. 굵게 가는 게 콜드브루에서는 제일 중요하더라고요.
가끔 둘 중에 뭐가 더 나은 커피냐고 물으시는데, 그건 아니에요. 뽑는 방식이 다를 뿐이지 등급이 있는 게 아니거든요.
밤에 오시는 분들은 대개 콜드브루를 고르세요. 하루가 끝난 다음에 마시는 잔은 뾰족한 것보다 둥근 쪽이 편한가 봐요. 저도 문 닫기 전 한 잔은 늘 그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