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브루는 만드는 법이 제일 쉬워요. 밤새 두는 것 말고는 할 게 별로 없거든요.
뜨거운 물도, 온도계도, 저울도 안 쓰셔도 돼요.
병 하나랑 굵게 간 원두, 찬물이면 끝이에요. 저희 가게도 여름에는 큰 병에 담가서 냉장고에 넣어둬요. 손이 제일 덜 가는 메뉴예요.
그래서 실패할 데도 별로 없는데, 딱 두 군데에서 갈려요. 굵기랑 시간이요.
처음 담그신 손님이 곱게 갈린 가루를 그대로 넣어 오셨어요. 거르는 데만 삼십 분이 걸렸어요.
콜드브루는 물에 오래 담가두는 방식이라 원두가 곱면 안 돼요. 곱게 갈면 쓴맛이 과하게 나오고, 무엇보다 걸러지지가 않아요. 천에 붙어서 안 내려가거든요.
가게에서는 평소 드립보다 한 단계 더 굵게 갈아요. 집에서 그라인더가 없으시면 원두 사실 때 콜드브루용으로 갈아달라고 하시면 돼요.
더 오래 두면 더 진해질 것 같지만 그렇지가 않더라고요.
열두 시간이 넘어가면 진해지는 게 아니라 텁텁해져요. 나중에 나오는 성분이 거친 쪽이라서요. 그래서 저는 자기 전에 담가서 아침에 거르는 걸로 정해뒀어요. 시계를 안 봐도 되니까요.
실온에 두느냐 냉장고에 두느냐도 물어보시는데, 저는 냉장고를 권해요. 실온이 더 빨리 우러나긴 하는데 여름엔 상하기 쉬워요.
원두 하나에 물 여덟에서 열 정도면 마시기 좋게 나와요.
진하게 만들어두고 마실 때 물이나 우유로 희석하는 방법도 좋아요. 저는 이쪽을 더 자주 해요. 한 번 담가서 여러 가지로 마실 수 있거든요.
거르실 때는 천이나 종이 필터를 쓰시면 되는데, 급하게 짜지 마세요. 눌러 짜면 마지막에 나오는 쓴맛까지 같이 나와요. 그냥 두고 다 내려갈 때까지 기다리시는 게 나아요.
콜드브루에서 제일 중요한 기술은 안 건드리고 기다리는 거예요.
만들어두면 오래 갈 것 같은데 생각보다 짧아요.
냉장고에서 사나흘 안에 드시는 게 제일 맛있어요. 그 뒤로는 향이 눈에 띄게 빠져요. 그래서 한꺼번에 많이 담그는 것보다 조금씩 자주 담그는 편이 나았어요.
담그실 거면 오늘 밤에 병 하나만 채워두세요. 아침에 거르는 일만 남으니까 부담이 거의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