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이 없었던 일을 두고 한 사람은 서운하다고 하고 다른 사람은 실망했다고 하는 자리를 봤습니다.
일은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나온 이름이 갈렸죠. 걸려 있던 것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서운함과 실망은 둘 다 바라던 것이 안 왔을 때 오는 감정입니다.
둘 다 마음이 상하고, 둘 다 그 사람과 거리가 생깁니다. 그러면 무엇이 갈릴까요?
기대가 사람에 걸려 있었느냐 일에 걸려 있었느냐입니다.
서운함은 이 사람이라면 그래 줄 줄 알았는데 안 했을 때 옵니다.
기준이 관계입니다. 우리 사이면 이 정도는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앞에 있죠. 그래서 서운함은 가까운 사람에게만 옵니다. 모르는 사람에게는 안 서운합니다.
서운함은 관계가 살아 있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기대가 남아 있다는 뜻이니까요.
실망은 이 사람이 이만큼은 할 줄 알았는데 안 됐을 때 옵니다.
기준이 능력이나 됨됨이입니다. 관계가 없어도 옵니다. 잘한다고 들었던 사람이 못하면 실망하죠.
실망은 그 사람에 대한 평가가 내려간 상태입니다. 그래서 관계보다 판단이 먼저 움직입니다.
속으로 나온 문장을 보시면 됩니다.
앞은 관계를 말하고 뒤는 사람을 평가합니다. 같은 일인데 나오는 문장이 다르겠지요.
여기가 오늘의 요점입니다.
서운함은 말하면 대개 풀립니다. 상대가 몰랐던 경우가 많거든요. 기대가 있었다는 걸 알려주면 다음에 달라집니다.
실망은 말해도 잘 안 풀립니다. 판단이 내려간 것이라 그 사람이 다시 보여줘야 바뀌니까요. 그래서 실망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서운함 쪽이면 할 일은 말하는 것입니다. 무엇을 기대했는지 한 줄로 말씀하시면 됩니다. 탓하는 문장이 아니라 바랐던 것을 적는 문장으로요.
실망 쪽이면 할 일은 기대를 조정하는 것입니다. 그 사람에게 그 일을 다시 맡길지 말지를 정하시면 됩니다.
섞어두면 실망한 것을 말로 풀려다 관계만 상합니다. 말로 푸는 것은 앞쪽뿐이니까요.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마음이 상한 것은 같습니다. 속에서 나온 문장만 보시죠.
구분이 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