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면 이 동네 집을 보러 왔다며 카페에 들르는 손님들이 있어요. 집을 직접 보러 다니는 걸 임장이라고 부른대요. 지도 앱을 켜 놓고 메모를 하시거나, 근처 학교와 지하철역까지 걸리는 시간을 재고 오셨다는 분도 계세요. 카운터에서 보면 이분들은 커피를 마시면서도 창밖 동네를 유심히 보세요.
주말 오후에 부부 손님이 오셨어요. 테이블에 지도 앱을 켜 놓고 동네 이곳저곳을 메모하셨어요.
나가시기 전에 저한테 웃으며 말씀하셨어요. "이 동네에 밤늦게까지 여는 카페가 있다는 것도 점수에 넣을게요." 그 말이 좀 쑥스러우면서도 기뻤어요. 동네를 고르는 기준에 우리 가게가 들어간다는 게요.
동네를 보러 오신 분들 얘기를 들어보면 비슷한 걸 보세요.
두 번째가 의외였어요. 낮에 한 번, 밤에 한 번 따로 와 보는 분이 많대요. 낮에 좋던 동네가 밤엔 너무 어둡거나, 반대로 시끄러울 수 있대요.
가끔 이런 질문도 받아요. "여기 밤에 조용해요?", "근처에 늦게까지 하는 마트 있어요?" 제가 아는 만큼은 답해 드려요. 오래 장사하다 보니 동네 사정은 꽤 알거든요.
다만 집값이나 이런 건 저도 잘 몰라요. 그런 질문엔 솔직하게 모른다고 말씀드려요.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이 동네에 사는 사람들이 어떤 얼굴로 저녁을 보내는지 정도예요.
손님들 얘기를 들으며 생각한 것들이에요.
첫째, 낮과 밤 모두 걸어 보세요. 동네의 얼굴이 다를 수 있어요.
둘째, 동네 가게에 들러 보세요. 사장님들한테 동네 얘기를 들으면 많이 알게 돼요.
셋째, 집 안만큼 집 밖도 보세요. 매일 걷게 될 길이 마음에 들어야 오래 살 수 있어요.
집은 안에서 고르지만 삶은 동네에서 해요. 새 동네에서도 늦게까지 불 켜진 곳 하나쯤 꼭 찾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