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앉은 손님이 잔을 내려놓으면서 낮게 한마디 했어.
나는 불렀나 싶어서 갔지. 아니더라고. 나한테 한 말이 아니었어. 그 손님도 좀 민망해했고.
그 뒤로 눈에 들어오니까 몇 번 더 보이더라고.
혼자 앉은 손님이 짧게 한마디씩 해. 길게는 안 하고. 대개 잔을 놓을 때나 일어설 때야.
낮술 얘기를 전에 적었어. 낮에 오는 손님이 하나같이 혼자라고. 혼자 오는 손님이 늘었으니까 이것도 같이 늘었나 싶은데 그건 짐작이야.
왜 그러는지는 안 적을게. 나는 모르니까.
관상 얘기를 전에 적었어. 짐작으로 사람을 정하면 틀린다고. 말수 얘기를 적을 때도 세어보고 나서야 적었고.
이건 세어본 것도 아니야. 몇 번 봤다는 것뿐이지. 그러니까 늘었다고 쓰는 것도 조심스러워.
처음에 나는 불린 줄 알고 갔어. 그게 그 손님을 민망하게 만들었지.
두 번째부터는 안 갔어. 그런데 안 가는 것도 좀 이상하더라고. 진짜 부르는 건지 아닌지를 매번 재게 되니까.
지금은 이렇게 해. 눈만 한 번 봐. 나를 보면 가고 안 보면 안 가. 그러면 서로 안 민망해.
무협 읽어보면 인물이 혼자 중얼거리는 대목이 꽤 있어.
그런데 그건 대개 독자한테 알려주려고 넣은 거야. 속으로 생각한 걸 소리로 내주는 거지. 실제로 혼자 말한다는 뜻이 아니고.
객잔에서 본 건 그거랑 다르더라고. 알려주려는 게 아니라 그냥 나오는 소리야. 누구 들으라고 하는 게 아니니까.
밀담 얘기를 전에 적었어. 여기서 들은 건 여기서 끝난다고. 그 규칙을 지킨다고 썼지.
그런데 혼잣말은 좀 달라. 애초에 나한테 한 말이 아니잖아. 끝내고 말고 할 것도 없어. 그냥 못 들은 걸로 하는 거지.
객잔 구조 얘기를 오늘 적었는데 안쪽 구석이 내 사각이라고 썼어. 요새는 그 사각이 있어서 다행이다 싶을 때가 있어.
혼잣말해도 돼. 나는 못 들은 척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