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는 솔직한 사람이라며 남의 외모 이야기를 그 자리에서 하신 분이 계셨습니다.
거짓말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솔직함이 그 말의 근거가 되지는 않습니다. 두 이름이 섞여 있어서 생기는 일입니다.
정직과 솔직은 둘 다 사실이 아닌 것을 말하지 않는 태도입니다.
둘 다 좋은 성질로 여겨지고, 둘 다 신뢰와 이어집니다. 그래서 하나로 묶이는데, 가리키는 것이 다릅니다.
정직은 안 속이는 것이고 솔직은 다 말하는 것입니다.
정직은 상대가 속지 않게 하는 태도입니다.
값을 속이지 않고, 결과를 부풀리지 않고, 모르는 것을 안다고 하지 않습니다. 기준은 상대의 판단입니다. 상대가 제대로 알고 정할 수 있게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정직에는 말 안 해도 되는 것이 있습니다. 상대의 판단에 필요 없는 것은 안 해도 정직합니다.
솔직은 내 안에 있는 것을 그대로 내놓는 태도입니다.
생각한 것, 느낀 것, 마음에 든 것과 안 든 것을 다 말합니다. 기준은 나입니다. 상대에게 필요한지는 안 봅니다.
솔직이 나쁜 게 아닙니다. 가까운 사이에서는 이게 있어야 관계가 깊어지니까요. 다만 상대를 보호하는 성질은 없습니다.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그 말을 안 했다면 누가 속는 것이 있었습니까?
외모 이야기는 안 해도 아무도 안 속습니다. 그러면 그건 정직이 아니라 솔직이고, 솔직은 그 자리에 필요했는지 따로 봐야 하겠지요.
여기가 오늘의 요점입니다.
솔직하다는 말은 좋은 성질이라 방패가 되기 쉽습니다. 나는 솔직한 사람이라고 하면 뒤따르는 책임이 사라지는 것처럼 느껴지거든요.
그런데 솔직함이 보장하는 것은 거짓이 아니라는 것뿐입니다. 그 말이 필요했는지, 그 자리가 맞았는지는 따로 남습니다. 정직에는 상대를 보호한다는 목적이 있어서 그 자체로 명분이 되지만, 솔직에는 그게 없습니다.
정직 쪽이면 할 일은 그대로 말하는 것입니다. 상대가 알아야 하는 것이니까요.
솔직 쪽이면 할 일은 참는 게 아닙니다. 말하기 전에 이 말이 누구에게 필요한지 한 번 보는 것입니다. 나한테만 필요하면 안 하셔도 됩니다.
정직은 지키고 솔직은 고르시면 됩니다. 이 둘은 같이 갈 수 있습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거짓이 없는 것은 같습니다. 안 말하면 누가 속는지만 보시죠.
구분이 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