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머신을 들일지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저는 뭘 드시는지부터 여쭤봐요.
이게 제일 정확한 기준이에요.
우유를 넣어 드시는 분한테는 값을 해요. 진한 에스프레소가 있어야 우유에 안 묻히거든요. 드립으로는 그 농도를 내기가 어려워요.
반대로 아메리카노만 드시면 굳이 없어도 돼요. 진하게 내린 드립에 물을 타면 비슷하게 나와요.
머신을 들이셨는데 반년째 주말에만 쓰신다는 손님이 계셨어요. 청소가 귀찮아서요.
이게 사고 나서 제일 많이 겪으시는 부분이에요. 한 잔 뽑고 나면 매번 해야 하는 일이 있어요.
세 번째를 미루면 우유가 굳어서 안 빠져요. 냄새도 나고요. 아침에 바쁘실 때 이걸 매일 하실 수 있는지가 관건이에요.
이건 사고 나서 알게 되는 부분이에요.
머신은 자리를 꽤 차지해요. 그라인더까지 같이 두면 주방 한 칸이 없어져요. 그리고 소리가 커요. 이른 아침에 쓰면 식구가 깨요.
저는 이것 때문에 집에서는 작은 도구만 써요. 가게에서 하루 종일 기계 소리를 듣고 오니까 집에서는 조용한 게 좋더라고요.
이걸 모르고 사셨다가 당황하시는 분이 많아요.
에스프레소는 아주 곱게 갈아야 해요. 일반 그라인더로는 그 굵기가 안 나오고, 나와도 고르지 않아요. 그러면 물이 그냥 통과해서 밍밍한 게 나와요.
머신값만 보고 예산을 잡으시면 안 되는 이유예요. 갈아둔 원두를 사서 쓰실 수도 있는데, 에스프레소용은 향이 아주 빨리 빠져서 며칠이면 달라져요.
머신은 한 대를 사는 게 아니라 살림 한 칸을 들이는 일이더라고요.
작게 시작하시는 걸 권해드려요.
큰 걸 사서 안 쓰는 것보다 작은 걸로 매일 쓰시는 게 나아요. 그러다 부족하다고 느끼시면 그때 옮기시면 되고요. 그때는 뭐가 부족한지 정확히 아시니까 훨씬 잘 고르세요.
집에서 주로 뭘 드시는지만 정해보세요. 거기서 대부분 갈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