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던 것을 다 갖추셨다는 분이 계셨습니다. 그런데 요즘 어떠시냐고 여쭤보니 그냥 그렇다고 하시더군요.
앞뒤가 안 맞는 말이 아닙니다. 두 칸이 따로 있어서 한쪽만 찰 수 있습니다.
행복과 만족은 둘 다 나쁘지 않은 상태를 가리킵니다.
둘 다 있으면 편하고, 둘 다 없으면 힘듭니다. 그래서 하나로 쓰이는데, 재는 방식이 다릅니다.
만족은 셈이고 행복은 상태입니다.
만족은 원하던 것과 지금 가진 것을 견주어 부족하지 않을 때 생깁니다.
계산이 들어갑니다. 기대가 백이고 가진 것이 백이면 만족입니다. 그래서 만족은 기대를 낮춰도 생기고 가진 것을 늘려도 생깁니다.
만족은 답할 수 있습니다. 부족한 게 뭐냐고 물으면 없다고 하실 수 있죠.
행복은 지금 좋다고 느끼는 상태입니다.
셈이 없습니다. 가진 것이 적어도 오고, 많아도 안 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조건으로 못 만듭니다.
행복은 순간으로 옵니다. 오늘 좋았던 순간이 몇 번 있었는지로 재는 쪽에 가깝습니다.
이렇게 나눠 물어보시면 됩니다.
부족한 것은 없는데 좋았던 순간이 안 떠오르시면, 만족은 찼고 행복 칸이 빈 겁니다.
여기가 오늘의 요점입니다.
부족한 것을 다 채우면 행복해질 것 같은데 그렇게 안 됩니다. 채우는 것은 만족 칸에 들어가지 행복 칸에 안 들어가니까요.
그래서 다 갖추고도 그냥 그런 상태가 됩니다. 그러면 사람이 다시 부족한 것을 찾습니다. 채우면 될 것 같으니까요. 그런데 그 방향으로는 안 채워지겠지요.
만족이 부족하시면 기대를 보시거나 가진 것을 늘리시면 됩니다. 계산이라 방법이 분명합니다.
행복 칸이 비셨으면 할 일은 더 갖추는 게 아닙니다. 좋았던 순간을 하나 적어두는 것입니다. 크기는 안 봅니다.
며칠 적다 보면 어떤 자리에서 그 순간이 오는지가 보입니다. 그 자리를 늘리시면 됩니다. 조건을 늘리는 것과는 다른 일이지요.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부족한 게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오늘 좋았던 순간만 세어보시죠.
구분이 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