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그라인더 안에는 원두를 갈고 남은 가루와 커피 기름이 조금씩 쌓여요. 오래 두면 그 가루가 산패해서 묵은 냄새가 나고, 새로 가는 원두에 섞여 맛을 흐려요. 집에서 쓰는 그라인더라도 가끔은 열어서 청소해 주는 게 좋아요.
손님 한 분이 새 원두를 샀는데 맛이 이상하다고 하셨어요. 볶은 날짜도 얼마 안 된 원두였대요.
혹시 그라인더를 마지막으로 청소한 게 언제인지 여쭤봤어요. 손님이 기억이 안 난대요. 다음 날 오셔서 휴대폰 사진을 보여주셨어요. 그라인더 안쪽에 몇 달 묵은 가루가 가득했어요. "범인을 찾았어요." 청소하고 나니 원두 맛이 제대로 났대요.
특히 기름이 많이 도는 진하게 볶은 원두를 자주 쓰신다면 더 자주 해 주세요.
첫째, 전원을 끄고 플러그를 뽑아요. 날이 있는 기계라 꼭 먼저 해요.
둘째, 원두통을 빼고 남은 원두를 덜어 내요.
셋째, 분해할 수 있는 부분은 설명서대로 분리해요.
넷째, 마른 솔로 날과 통로의 가루를 털어 내요. 물로 씻으면 녹이 슬 수 있으니 날 부분은 물을 쓰지 마세요.
다섯째, 다시 조립한 뒤 원두를 조금 갈아서 버려요. 남은 먼지를 밀어내는 거예요.
집에서 매일 쓰신다면 몇 주에 한 번 솔로 털고, 몇 달에 한 번 분해해서 청소하면 충분해요. 저희 가게는 매일 마감 때 털고, 주기적으로 분해해요.
그라인더 전용 세정 알갱이도 있어요. 원두처럼 갈면 안쪽 기름을 흡수해 줘요. 다만 그라인더마다 써도 되는지 다르니 설명서를 먼저 확인하세요.
좋은 원두도 낡은 가루와 섞이면 제맛을 못 내요. 오늘은 묵은 것 하나를 털어 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