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마다 친척들에게 "즐거운 명절 보내세요"를 보내시는 분이 계셨습니다. 빠뜨린 적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큰이모에게서 답장이 왔답니다. "너는 내 안부는 한 번도 안 묻더라." 그 분은 매번 연락을 드렸는데 왜 그런 말을 듣는지 모르겠다고 하셨습니다. 보내신 것은 인사였고, 큰이모가 기다리신 것은 안부였습니다.
인사와 안부는 둘 다 사람 사이를 이어가는 말입니다.
연락을 하고, 마음을 표하고, 관계가 끊기지 않게 합니다. 하는 일이 비슷하니 같은 것으로 여기시는 거죠. 그렇다면 무엇이 다를까요?
인사는 예를 갖춰 마음을 건네는 말이고, 안부는 상대가 지금 어떻게 지내는지를 묻는 말입니다.
인사는 만나거나 헤어질 때, 명절이나 절기에 예를 표하는 말입니다.
방향이 나에게서 상대로 갑니다. 상대가 어떻게 지내는지 몰라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인사는 여러 사람에게 같은 문장으로 보낼 수 있습니다. 같은 문장이어도 예의로는 충분하니까요.
안부는 상대의 지금을 묻는 말입니다.
건강은 어떤지, 이사한 집은 정리가 됐는지, 요즘 무릎은 괜찮은지 같은 것들입니다. 상대에 대해 무언가를 알고 있어야 물을 수 있죠. 그래서 안부는 같은 문장으로 여러 사람에게 보낼 수 없습니다.
큰이모가 서운하셨던 것도 그 자리입니다. 예는 받았는데 나를 궁금해한 흔적이 없었던 겁니다.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둘 중 하나가 더 좋은 것은 아닙니다. 다만 상대가 기다리는 쪽이 따로 있을 때가 있겠지요.
인사로 충분한 관계라면 지금처럼 보내시면 됩니다.
안부를 기다리는 사람이라면 질문 한 줄이 필요합니다. 그 사람에 대해 아는 것 하나를 떠올리면 됩니다. 같은 연락인데 이름이 바뀌면 받는 쪽의 마음이 달라집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연락을 한 것은 같습니다. 상대의 지금을 물었는지만 보시죠.
구분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