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가을인데 카페 테이블에서 연말 선물 교환 얘기가 들려요. 회사나 모임에서 마니또를 뽑았다는 분, 선물 금액을 정했다는 분들이요. 카운터에서 들으면 연말은 선물 고민으로 먼저 시작돼요.
어느 저녁에 같은 회사 손님 두 분이 오셨어요. 회사 마니또 이름을 뽑았대요.
서로 쪽지를 보여줄까 말까 한참 실랑이하셨어요. 결국 동시에 보여주기로 했는데, 둘 다 서로의 이름을 뽑은 거였어요. 가게가 떠나가라 웃으셨어요. "그럼 그냥 같이 고르자" 하시고는 그 자리에서 휴대폰으로 선물을 찾기 시작하셨어요.
선물 교환 얘기를 들어보면 비슷한 고민이 나와요.
두 번째 고민을 제일 많이 들어요. 그래서 다들 그 사람이 평소에 뭘 쓰는지 슬쩍 관찰한대요. 마니또가 원래 그런 재미래요.
손님들이 고르는 걸 듣다 보면 자주 나오는 게 있어요. 핸드크림, 텀블러, 양말, 드립백 세트 같은 거요.
드립백 세트 얘기가 나오면 저도 귀가 쫑긋해요. 가끔 "여기 원두 선물용으로 파세요?" 하고 물어보시는 분도 계세요. 그럴 땐 원두 고르는 걸 같이 도와드려요.
손님들 얘기를 들으며 생각한 것들이에요.
첫째, 매일 쓰는 걸 떠올려 보세요. 책상 위, 가방 안에 뭐가 있는지요.
둘째, 소모품도 괜찮아요. 다 쓰면 없어지니까 받는 사람이 부담이 없어요.
셋째, 짧은 메모 한 장을 붙이세요. 선물보다 그 메모를 더 오래 간직하는 분이 많대요.
선물은 물건보다 고른 시간이 전해져요. 누군가를 떠올린 그 시간이 이미 선물이에요.